김희정 예술감독, 벽을 넘는 아름다운 도전
상태바
김희정 예술감독, 벽을 넘는 아름다운 도전
  • 임종근 기자
  • 승인 2021.11.15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무형유산원 창제작 브랜드공연 ‘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
오는 19일~20일 개최, 무형문화재 현대적 감각 재해석 시각화해

 

2021 국립무형유산원 창제작 브랜드공연인 '생각하는 손- 흙과 실의 춤'이 오는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국가 무형문화재 ‘사기장’과 ‘매듭장’의 작업을 현대무용과 시각적 풍경으로 무대화한 작업무용극으로 국립무형유산원 개원 이래 제작한 첫 브랜드공연이다. 따라서 김희정 예술감독의 작품의 세계를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첨단 기술 중심의 세계에서 소외돼 가는 인간의 노동을 ‘장인의 손’을 빌어 작품으로 구성하고자 분야별 벽을 넘어 공예가 공연으로 전환되는 파격적인 도전을 시도했다는 게 이번 작품의 예술감독을 맡은 김희정(상명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국립무형유산원 최초의 브랜드 공연에 예술감독으로 초청 받은 후 “한국의 ‘무형문화재’를 주제로 공연을 제작해 달라는 요청에 세대와 세대를 이어가며 전승돼온 무형문화재가 아주 다양하기 때문인데 진도씻김굿, 동해안별신굿, 판소리 등 공연 무형문화재가 있듯이 전통 생활관습과 관련된 공연과 예술을 접목시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제 창작 스타일은 숙제가 주어지면 뒤집어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시작부터 기존의 ‘공연 무형문화재’ 형식은 일단 배제했고, 다른 문화 영역을 만나 새로운 창작을 해야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더듬거렸는데, 리처드 세넷의 저서 '장인(The Craftsman) 현대문명이 잃어버린 생각하는 손'을 읽고 정리가 됐다”며 공연의 총평을 밝혀 주목된다.
오는 19~20일 아태문화의전당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은 주인공인 두 분의 장인을 만나면서 공연이 이어진다.
“김정옥(국가무형문화재 105호 사기장) 장인의 흙 이기는 소리, 물레소리, 불소리, 숨소리를 들려주었다. 김혜순(국가무형문화재 22호 매듭장) 장인은 악기의 리듬처럼 춤추는 끈짜는 틀을 보여주었고, 이 모든 것이 음악의 재료로 또 무대와 무용의 재료가 돼 곧 대본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특히 “사람과 작업 자체가 감동이었기에 과도한 공연적 변형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배우도 아닌 공예가, 그 두 분을 공연자로 무대에 올리고 싶었으며 제가 느낀 경외감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면서 “이에 실제 공연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와 작업과정이 음악과 내러티브가 되도록 연출했고 무대는 ‘흙, 물과 불’, ‘선과 면’을 주제로, 도자기와 매듭의 탄생 과정을 현대적 감각으로 시각화했다”고 말했다.
또한 “첨단기술 중심의 세계에서 소외되는(특히 코로나를 겪으면서 인간중심의 가치가 상실돼 가고 있는 현실에서) 인간 노동의 가치를 ‘장인의 손’을 빌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장인의 작업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했다. 박동우 미술감독은 장인을 하이라이트 하기 위해 무대에 작은 호수를 만들어 정자를 띄웠고, 정순도 음악감독은 무대에서 시연되는 작업의 소리를 실시간 음향과 음악으로 구현했다. 예컨대, 도자기의 물레 돌아가는 소라가 실제 연주와 협연 한다. 국내 최고의 창작자가 참여해 제가 그린 풍경에 날개를 달아 준 것,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도전을 완성하게 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작곡가이자 무대예술가, 프로덕션 아티스트인 김희정 교수는 클래식, 국악, 무대연출 및 제작을 넘나드는 전방위 아티스트이다.
그는 연세대학교 작곡과 졸업 후 도미해 펜실바니아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치고 하바드 대학에서 포스트닥터를 수학했으며, 런던대학교 ICCE 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을 역임했고 현재 상명대학교 문화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교수는 원래 전공은 클래식 음악 작곡이지만, 국악과 클래식 오케스트라를 멀티미디어와 융합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20여개국에서 발표했다. 그 중에서 여성주의와 반전, 환경문제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방송, 연주되고 있다.
또 김 교수가 작곡·연출한 크로스 장르 음악과 멀티미디어 음악극은 스위스, 헝가리, 뉴질랜드, 독일, 중국, 홍콩, 대만, 파라과이 등에서 공연 되고 있다.
김희정 교수의 작품들에 대해 뉴질랜드의 Listener’s Magazine은 “김희정의 작품은 높은 형식의 예술을 보여주었다”, 싱가프로의 The Straits Times는 “마음을 울리는 심오한 깊이와 숭고함이 있다”, 독일 Wsftfalifsche Nachrichten은 “생각하게 만드는, 희곡 작법상 완벽하게 구성해 낸 프로그램”이라고 평했다.
한편, 김희정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은 2021 국립무형유산원 창제작 브랜드 공연 ‘생각하는 손 - 흙과 실의 춤’ 공연은 무료이며,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20일 오후 4시와 7시 30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진행된다.
공연 10일 전부터 기관 누리집(www.nihc.go.kr)과 전화(063-280-1500~1)를 통해 사전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