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손흥민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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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 손흥민17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11.1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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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수요일 아침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11월 16일 밤 12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이라크전(카타르 도하 타니 빈 자심 스타디움)에서 3대 0으로 이긴 축구 국가대표팀 승리 소식이 그것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이자 올해 A매치 마지막 경기로 1차전때 비긴 아쉬움을 털어낸 3대 0 대승이라 할 수 있다.
이재성·손흥민·정우영이 3골의 주인공이다. 특히 “나도 지금 타이밍에 골이 나왔으면 한다. 소속팀에서 넣었으니 이번엔 넣고 싶다”(스포츠서울, 2021.11.10.)고 포부를 밝힌 이재성이 골망을 가른 게 신뢰와 함께 신기하단 생각마저 갖게 한다. 앞으로 네 경기가 남았지만, 한국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성큼 다가섰다.

독일에서 뛰는 어린 정우영의 A매치 데뷔골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 경기에서도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활약은 눈부셨다. 10년 전 A매치 1호골을 터트렸던 그 경기장에서 두 번이나 찬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의 감회가 남다를 법하다. 이는 손흥민의 A매치 30호골이기도 하다.
사실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에 큰 변화가 있었다. 지난 7월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산투 감독이 불과 4개월 만에 경질된 것이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양측의 애초 계획과 달리 4개월 밖에 일하지 못한 산투 감독은 1400만 파운드(약 220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구단은 보상금을 지불하는 게 긴 추락을 지켜보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후임자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다. 콘테는 2016~2017시즌 10위권이던 첼시를 EPL 정상에 올려놨던 감독이다. 2020~2021시즌에는 유벤투스 천하를 깨고 인터밀란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토트넘이 콘테 감독을 새 사령탑에 선임한 것은 장기적으로 EPL 우승까지 노리겠다는 선언이라는 게 중론이다.
콘테 감독이 “독불장군 기질 탓에 구단이나 선수들과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 우승컵을 거머쥐었”(한국일보, 2021.11.4.)던 ‘명장’이라 그런 성싶다.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로 오는 모든 감독에게 ‘꿈’ 같은 선수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또한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파트너십을 부활시키기 위해 노력할 거다”라고 보도했다.
그에 화답이라도 하려는 듯 손흥민이 11월 5일 열린 비테세 아른험과의 ‘2021-2022 UEFA 유로파 컨퍼런스 리그’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콘테 시대의 첫 골을 넣었다. 전반 16분 상대 골망을 가른 선제골이다. 동료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세컨볼을 놓치지 않았다. 결국 토트넘은 3대 2로 승리했다.
이를테면 콘테 체제 첫 경기부터 월드 클래스다운 면모를 보여준 셈인데, 이미 손흥민은 토트넘의 ‘첫 골’을 여러 번 장식한 바 있다. 손흥민은 신축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리그 첫 골과 챔피언스리그 첫 골을 모두 기록했다. 손흥민은 조세 무리뉴 감독 체제의 첫 골도 장식했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호가 출범했을 때도 손흥민이 첫 골의 주인공이었다.
그런 기세는 11월 11일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도 이어졌다. 두 번이나 골대를 맞는 등  아랍에미리트 골망을 흔들어대진 못했지만,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경기 내내 상대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두 번째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자 손으로 땅을 치며 애석해 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이다.  
여러 장면이 인상적이지만, 하이라이트는 전반 44분이다. 손흥민은 특유의 폭발적 스피드를 앞세워 팬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그는 35m 이상 폭발적인 스피드를 선보였다. 상대 수비가 세 명이나 달려들었지만, 손흥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9년 12월 70m 질주로 득점을 만들어낸 번리전(EPL)을 떠오르게 한 공격력이었다.
영국 언론 더부트룸은 11월 12일 “손흥민은 올 시즌에도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해리 케인이 힘들어하는 동안 그는 토트넘을 이끌고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뒤에도 두 경기를 모두 뛰었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한국을 위해 선보인 마법의 순간에 반응했다.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월드컵에 한 발 더 다가갔다”고 보도했다.
한편 공격과 수비의 핵심이라 할 황의조와 김영권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5차전 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에서 골망을 가른 황희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페널티킥이긴 하지만, 결승골이 됐을 뿐 아니라 시리아전에서 보인 여러 차례 허공을 가른 아쉬운 슈팅을 말끔하게 씻어낸 상대 골망 가르기여서다. 6차전에서도 황희찬은 정우영 골을 도왔다.
이래저래 황희찬 주가가 치솟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11월 6일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울버햄튼 팬들이 황희찬을 위해 만든 새로운 응원가를 부른 데 이어 리버풀과 맨시티 같은 빅클럽들의 영입 소식이 들려와서다. 소속팀 울버햄튼은 임대 선수인 황희찬의 완전 영입 의사를 밝히는 등 다가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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