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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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18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12.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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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지난 월요일 아침 손흥민이 골 소식을 전해왔다. 손흥민은 12월 20일 01시 30분(한국시각. 이하 같음.)부터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팀이 1대 2로 뒤진 후반 29분 동점 골을 기록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리버풀에 끔찍한 밤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한 약속을 지킨 셈이다. 토트넘은 리버풀과 2대 2 무승부로 18라운드를 마쳤다.
이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골이다. 우선 2주 만에 치른 경기의 골이어서다.토트넘은 12월 5일 노리치전 이후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해 12월 10일 스타드 렌(프랑스)과의 콘퍼런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 홈 경기가 취소됐다. 이후 12월 12일 브라이튼과 16라운드, 17일 레스터시티와 17라운드가 모두 연기되는 ‘난리’를 겪었다.

확진자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현지에선 손흥민이 코로나에 감염된 선수 중 한 명이란 보도가 나왔다. 손흥민이 확진자란 보도가 구단측에 의해 사실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이후 훈련장에서 그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토트넘 팬들은 물론 전 국민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손흥민은 리버풀전을 앞두고 복귀했다.
이보다 앞선 12월 18일 토트넘은 구단 SNS를 통해 손흥민의 팀 훈련 영상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정상적으로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는 모습이었다. 구단은 손흥민이 전력으로 질주하는 영상을 따로 포함시키며, 그가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알렸다. 손흥민이 코로나19 악재를 이겨낸 것으로 보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관련 보도를 종합해보면 손흥민이 훈련 영상에 등장하자 토트넘 팬들도 환호했다. 대부분의 반응이 손흥민과 관련된 댓글이다. “손흥민 사랑해”부터 시작해 “손흥민이 돌아와서 정말 행복하다”, “쏘니(손흥민 별명)가 돌아왔다” 등의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토트넘 팬들이 손흥민을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특별한 존재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에 확진되면 10일간의 자가격리를 거쳐야 한다.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자가격리를 마치고 훈련에 복귀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토트넘에겐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건강한 손흥민이 있고, 없고에 따라 공격진 무게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위상이다.
마침내 손흥민은 리버풀전에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뛰었다. 그것도 되게 반가운데, 골까지 기록해 건재함을 알렸다. 특히 리버풀전은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공식전 300번째 경기였던 것으로 알려져 의미를 더했다. EPL에선 통산 211번째 경기였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터트린 통산 115번째 골이기도 하다.
손흥민의 이번 골은 EPL 시즌 7호골(2도움)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1골 1도움)까지 더하면 공식전 8골 3도움이다. 3경기 연속골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경기가 취소되기 전인 지난 12월 3일 브렌트퍼드전을 시작으로 5일 노리치시티전, 그리고 이번 리버풀전에서 연달아 골을 넣었다. 어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골이 아니겠는가!
한편 ‘토트넘의 손흥민(29)이 세계 최고의 포워드 반열에 올랐다’는 소식(한겨레, 2021.12.2.)이 전해졌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이 발표한 내용(전 세계 축구계를 대상으로 포지션별 상위 10명의 선수와 감독 순위 10위)을 전한 것인데, 손흥민은 포워드 부문에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심사에는 ESPN 전문가 77명이 참여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동료에게 공간을 열어주기 위해 수비수들을 향해 달려가는 활동량과 의욕은 톱 수준의 축구에서도 비교 불가능할 정도”라며 “힘이 넘치는 움직임과 공격라인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 마무리, 결정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포워드 부문에는 이름만 대도 알만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1위에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뽑혔다. 2위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리했다. 3~5위에는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 등이 올랐다. 이를테면 세계적 축구 선수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한 손흥민인 셈이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다.
또한 손흥민은 5년 연속 ‘한국을 빛낸 최고의 스포츠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12월 1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올해의 스포츠 선수 1위에 오른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5일부터 28일까지 만 13세 이상 17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손흥민은 무려 72.8%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2015년 처음으로 이 조사에서 1위에 올랐고, 2017년부터 5년 연속 1위를 지켰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을 이끈 김연경이 29.4%로 2위를 차지했는데, 그 격차가 2.5배 가까이 벌어져 있다. 축구선수로는 스페인 레알 마요르카 소속 이강인과 EPL 울버햄튼의 황희찬이 순위안에 있는데, 각각 3.1%와 1.4%다. 그야말로 하늘과 땅의 차이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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