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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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24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4.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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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이번엔 일요일 아침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골 소식이 전해졌다. 1골도 아니고 2골도 아닌 무려 3골 소식이다. 그렇다. 손흥민은 4월 10일 01시 30분(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23’ 1주일 만에 이 글을 쓰게된 이유다.
먼저 해트트릭은 이번 시즌 손흥민의 리그 15∼17호 골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의 1골을 더하면 이번 시즌 공식전을 통틀어 18번째 골이다. 지난 2020~2021시즌 작성한 17골과 벌써 동률을 이룬 것이기도 하다. 아직 7경기나 남아 있어 시즌 최다 골 경신도 얼마든지 가능해 보인다.

또한 손흥민은 이로써 득점 1위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ㆍ20골)와의 차이를 3골로 줄였다. 근데 살라흐의 20골중 5골은 페널티킥 골이다. 바꿔 말하면 페널티킥을 뺀 필드골로만 따졌을 때 손흥민이 득점 1위란 이야기다. 참 대단하지 않은가? 아직 7경기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득점왕 경쟁이 흥미와 함께 관심을 더 받게 됐다.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만약 살라흐를 제치고 득점왕이 된다면 손흥민은 EPL 역사상 한국은 물론 아시아 출신 최초의 선수로 ‘등극’하게 된다. 이른바 ‘아시아인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다. 아무튼 이번 해트트릭은 2020년 9월 20일 사우샘프턴과의 2020-2021시즌 2라운드(4골) 이후 두 번째다.
2016-2017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3골)까지 포함하면 토트넘 선수로 세 번째 작성한 해트트릭이다. 손흥민은 앞서 독일 레버쿠젠에서 뛰던 2013년 11월 함부르크와의 2013-2014시즌 분데스리가 12라운드, 2015년 2월 볼프스부르크와의 2014-2015시즌 21라운드에서 각각 3골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바 있다.
이날 3골 중 1골은 손흥민이 해리 케인의 어시스트를 받아 넣은 것이다. EPL 역대 최다 합작 골 기록을 40골로 늘린 환상적 조합의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4대 0으로 대승한 토트넘은 리그 4연승과 함께 승점 57로 4위를 지켜냈다.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성큼 더 다가간 셈이다.
3월 21일 웨스트햄전(2골), 4월 4일 뉴캐슬전(1골)에 이어 리그 3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 3경기에서만 6골을 넣는 폭발력을 발휘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 이란ㆍ아랍에미리트와의 최종예선을 치른 후 이어진 뉴캐슬전과 이번 경기 활약을 보면 ‘국제축구연맹(FIFA) 바이러스’라는 게 과연 있나 의문이 들 정도다.
‘국제축구연맹(FIFA) 바이러스’는 A매치를 치른 후 선수가 클럽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거나 부상 당하는 경우를 뜻하는 말이다. 원래 클럽 선수들은 조국의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치른 A매치 이후 극심한 피로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기 마련인데, 손흥민의 경우 ‘해당 없음’의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토트넘에게 4대 0 대패를 당한 스티븐 제라드 애스턴 빌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두 번째 골이 큰 타격이었다. 토트넘 선수들의 시야는 뛰어났고, 우리의 수비는 빈공간을 내주며 약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모두 공간 침투를 통해 만들어졌다. 능력의 차이가 보였다. 토트넘엔 두 명의 월드 클래스가 있고 힘들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빌라 감독이 말한 두 명의 월드 클래스 선수는 말할 나위 없이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다. 그뿐이 아니다. 마니아타임즈(2022.4.10.) 보도에 따르면 아스톤빌라 팬들은 손흥민이 골을 넣을 때마다 경악했다. 특히 골을 넣은 후 손흥민과 동료 세르히오 레길론이 찰칵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에 침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영국 BBC는 경기 후 “어떤 최고의 팀도 손흥민을 영입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면서 “손흥민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일관된 공격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토트넘 지휘 경력이 있는 팀 셔우드는 “둘(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계속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손흥민은 어린 선수들의 우상이 될 판타스틱한 선수”라고 박수를 보냈다.
한편 손흥민은 특히 이날 경기에서 선방을 펼친 요리스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손흥민은 “요리스가 없었다면 전반전은 1-3으로 끝났을 것”이라면서 “요리스가 오늘 우리를 구했다. 우리가 필요할 때 우리의 주장이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모든 볼을 막아냈고 믿을 수 없는 활약이었다. 오늘의 승자는 요리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굉장히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 선수 모두는 그런 수준에 부합해야 한다”고 한 요리스 칭찬에 대한 화답인지 모르겠으나 맞는 말이긴 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 이후 전반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요리스는 전반전 동안 7개의 상대방 유효슈팅을 막아냈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다음 경기는 4월 16일 밤 8시 30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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