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이 바로 서야 안전이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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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이 바로 서야 안전이 바로 선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6.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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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덕진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소방령 최용명

 

소화전은 화재진압을 위한 3대 요소 중 하나인 소방 용수를 현장 인근 곳곳에서 공급해주는 매우 중요한 시설이다. 그렇기에 우리 전주덕진소방서에서는 2022년 4월 전주시 덕진구의 소화전 1,200여개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후 결과를 들여다보니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너무 많은 소화전이 사용이 불가능했거나 현장에서 식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화전이 이렇게 방치되어 버린 이유는 간단하다. 소수의 시민이 양심과 사욕의 경계선에서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 사리를 채우는 쪽을 선택하였기 때문이다. 이 선택은 결국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결과를 도출하고 만다.
소화전이 방치되고 훼손된 몇몇 사례와 이유를 들여다보면 운전자가 도로변에 설치된 소화전을 차량으로 파손 후 사용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고 신고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한 경우, 도로포장 업자들이 소화전이 도로 위에 있는 경우 상치하고 포장 공사를 하여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소화전을 묻어서 도로포장을 하는 경우, 도로포장 시 소화전을 그대로 놓아둔 채로 주위만 포장하여 각종 쓰레기 및 토사 등이 소화전에 밀려들어 소화전의 사용이 어려워진 경우, 소화전을 피해 포장 작업을 한다고는 하나 포장 부위가 소화전 일부를 덮어 소화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 등이 있었다.
우리는 욕심과 양심의 경계선에서 이처럼 사욕을 채우려다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를 살아가며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집에 불이 나 타고 있는데 소방차에 적재된 소방 용수가 모두 소진되어 소화전으로부터 소방 용수를 보충하여 화재를 진압하려 하는데, 내 집 인근 소화전이 고장으로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화재진압은 물론 인명 구조활동에도 차질이 발생하여 바로 생명을 위협받는 아찔한 상황에 직면하고 말 것이다.
더 나아가 본인의 건물이나 임차하여 사용하는 건축물 내에서 소방시설의 파손이나 고장이 발생한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수많은 사례로 보아 고장 난 소방시설을 방치하여 인명과 재산피해가 막대하게 발생하였음을 누구라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건물주와 임차인 모두 소방시설 안전 점검 실천 및 안전관리에 자발적으로 나서 최선을 다하여 주기를 바란다.
또한, 주변의 소방용수 시설이 파손되어 있거나, 건축물에 설치된 소방시설이 파손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을 경우 앞서가는 시민의식으로 즉시 119로 신고하여 신속하게 수리가 이루어지도록 조치해, 유사시 다수의 인명 및 재산피해를 막는 것에 동참해 주기를 당부드린다.
소방시설의 유지와 관리는 법에 규정하여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를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법으로 소방시설 관리의 모든 부분을 강제하기는 역부족이다. 누군가 말했듯이 법은 우리가 지켜야 하는 사회적 약속 중 최소한의 양심선을 규정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안전을 위해 비단 법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한 차원 더 나아가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양심의 최대치를 실천하는 시민들이 되기를 기원하며 이글을 끝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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