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한다 한국영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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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한다 한국영화1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6.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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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최근 한국영화가 나라 안팎으로 난리다. ‘범죄도시2’가 개봉 25일 만에 1000만 명 넘는 관객을 돌파했는가 하면 5월 28일 오후(현지시간) 폐막한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브로커’의 송강호가 최우수남자배우상, ‘헤어질 결심’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이 최우수감독상을 각각 수상해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을 잃어버린 끝에 생긴 일이라 그런지 더 벅찬 느낌이다.
2019년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탄생한 천만영화 ‘범죄도시2’ 이야긴 따로 하기로 하고 칸국제영화제 수상 소식부터 들여다 보자. 먼저 칸국제영화제에서 2명의 수상자가 동시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남자 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니스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배우가 칸국제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건 두 번째다. 2007년 이창동 감독이 연출한 ‘밀양’의 전도연이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한 이후 15년 만이다. 아시아 배우가 칸영화제 최우수남자배우상을 받은 것은 ‘화양연화’(2000) 량차오웨이(양조위), ‘아무도 모른다’(2007) 야기라 유야에 이어 송강호가 세 번째다.
송강호가 칸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괴물’(2006)·‘밀양’(2007)·‘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박쥐’(2009)·‘기생충’(2019)·‘비상선언’(2021)·‘브로커’(2022) 등이다. ‘괴물’·‘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상선언’ 등 비경쟁 부문 영화들도 있긴 하지만, 연기상을 받은 건 처음이니 7수 만에 이룬 최우수남자배우상인 셈이다.
송강호는 1967년 경남 김해에서 출생했다. 연극배우를 하다가 1996년 전주고속터미널에서 촬영 당시 내가 그 현장에 있게돼 협조한 시민 중 한 사람이었던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감독 홍상수)로 데뷔했다. 주연과 거리가 먼 엑스트라급 출연이었지만, 지금 송강호는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티켓파워가 센 배우이기도 하다.
가령 2016년 개봉한 영화 ‘밀정’으로 ‘주연 영화 누적 관객 수 1억’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송강호가 출연한 1000만 영화만 ‘괴물’·‘변호인’(2013)·‘택시운전사’(2017)·‘기생충’(2019) 등 4개 작품에 달한다. 2013년 8월 40일 간격으로 개봉한 ‘설국열차’와 ‘관상’은 각각 935만, 913만 명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에서만 2004년 ‘올드보이’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 심사위원상에 이은 3번째 수상이다. 2016년 영화 ‘아가씨’로 다시 칸 경쟁 부문에 진출했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어쨌든 박찬욱 감독은 칸국제영화제 한국인 최다 수상이란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대단한 저력이 아닐 수 없다.
1963년 서울 출생인 박찬욱 감독은 1992년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데뷔했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박찬욱 감독의 흥행 성공 내지 수상 등 화제에 오른  영화들은 ‘공동경비구역JSA’(2000)·‘복수는 나의 것’(2002)·‘올드보이’(2003)·‘친절한 금자씨’(2005)·‘박쥐’(2009)·‘스토커’(2013)·‘아가씨’(2016) 등이다. 이 영화들을 다 봤음은 물론이다.
특히 ‘스토커’는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전 세계적으로 거장 대접을 받는 리들리 스콧 감독과 동생 토니 스콧이 제작자로 참여했다. 배우 역시 니콜 키드먼을 비롯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별 미아 바시코브스키, 매튜 구드 등 화려한 진용이다. 제작비는 1,200만 달러(약 127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극장 관객 수는 약 38만 명에 그쳤다.
내친김에 위에서 말한 것과 겹치지 않게 칸국제영화제 역대 수상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칸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은 영화는 1984년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감독 이두용)다. 마침내 1999년 단편 ‘소풍’(감독 송일곤)이 단편경쟁부문에 진출해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한국영화사상 첫 칸국제영화제 수상이다.  
1946년 시작된 칸국제영화제 본선 경쟁부문에 한국영화가 처음 진출한 것은 2000년 ‘춘향뎐’(감독 임권택)이다. 단편을 뺀 칸국제영화제 첫 수상은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이 받은 감독상이다. 그러니까 무려 22년 만에 이루어진 박찬욱 감독의 두 번째 감독상 수상인 것이다. 2010년엔 ‘시’(감독 이창동)가 각본상을 받았다.
또한 2010년 ‘하하하’(감독 홍상수), 2011년 ‘아리랑’(감독 김기덕)이 주목할만한시선 부문 대상을 각각 수상했다. 단편부문에선 문병곤 감독이 2013년 ‘셰이프’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그리고 2019년 마침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배우 송강호와 감독 박찬욱의 칸국제영화제 동반 수상은 세계 중심에 우뚝 선 한국영화를 보여주는 쾌거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과, 6월 8일 우리 곁을 떠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북에 오른 국민 MC 송해 등 연이은 가슴 뿌듯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축하한다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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