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뜰한 보살핌 속 자립을 꿈꾸는 농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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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뜰한 보살핌 속 자립을 꿈꾸는 농부들
  • 양용복 기자
  • 승인 2022.07.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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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공동체지원센터, 발달장애 청년 자립 모색
꿈꾸는 농부학교 시작 농사체험·맞춤강의 운영
부모 자조모임 결성 지역 연계 활동 이어가

남원시 공동체지원센터(센터장 안상연)가 발달장애 청년 자립을 모색하고자 지난 3월 29일부터 ‘꿈꾸는 농부학교’(이하 ‘꿈농학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다양한 농사체험과 맞춤형 강의로 구성된 꿈농학교에서는 발달장애청년들이 직접 농사를 체험하면서 자립심을 키우는 것은 물론, 부모들은 자녀를 돌보았던 경험을 나누고 강의를 듣는 시간으로 채워져 큰 호응 속에 발달장애청년들의 자립을 응원했다. 그간의 활동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꿈농학교’ 참가자 농사체험과 자립활동 모색
3월29일 첫 출발한 꿈농학교는 청년과 가족들이 ‘씨감자 심기’ 농사체험을 한 후 청년들은 실내 미술활동을, 가족들은 ‘발달장애 청년 마을살이’를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발달장애 청년은 “미술활동도 농사체험도 아주아주, 매우매우, 베리베리 재밌었어요”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고, 가족 중 한 사람은 “엄마 말고 발달장애 청년 아빠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대구 안심마을의 발달장애 사례가 남원에서도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월28일에는 ‘회복적 대화와 소통’을 주제로 부모대상 강의 후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경험을 나누었다. “아이가 내 곁을 떠나서 산다는 생각을 한 번도 못해 봤다. 어쩌면 이런 내 생각이 우리 아이의 자립을 가로막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엄마로서 솔직한 심정을 내보이기도 했다.
‘꿈농학교’ 참여자들은 10월까지 감자캐기, 당근심기, 배추·무 기르기 등 월별 일정에 맞추어 농사체험을 통한 자립의 꿈을 키워할 것이다.

▲부모간 자조모임 결성해 지역연계 활동 시작
부모들은 서로 간 소통과 연대를 강화하고자 자조모임을 결성해 독자적으로 지역연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5월31일 덕과면 ‘솔바람 세상’을 방문해 꽃음료 만들기·목화모종 심기 체험을 했다. “지금은 비록 화분 속 모종이지만 본밭에 옮겨가 목화나무가 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사회 속에서 튼튼하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람을 전하는 가족도 있었다.
6월17일에는 산청군 간디유정란농장을 방문해 닭과 교감하고 유정란을 꺼내보기도 했다. 닭 울음소리를 듣자마자 도망가는 아이 모습에 모두 웃음을 짓기도 했다.
6월28일에는 농업회사법인 ‘더 레드’(주생면 소재) 체험장에서 ‘딸기’라는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와 체험 활동을 경험했다. “아이와 떨어져 엄마들끼리 깊은 얘기를 나누었던 시간이 소중했어요. 아이와 함께 놀아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였는데, 같이 협동놀이 하던 경험도 애틋하더라구요”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꿈농학교 모임이 보다 활발히 활동하도록 지난 5월 27일 온누리신협에서는 자조모임 활동비로 200만원을 후원해 향토 금융기관이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는 좋은 사례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지역사회와 관계형성 그리고 사회인으로 자아찾기를 바라는 시도
‘꿈농학교’가 이와 같은 방문과 체험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안상연 센터장은 두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하나는 “가족과 학교·시설 품에만 있던 발달장애 청년이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활동 영역과 생각의 폭을 확장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며 “또 하나는 농업을 기반으로 한 현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적성을 찾고 자립 비전을 세우기 위해서다. 그럼으로써 사회인으로 바로 서게 될 모습을 청년들 스스로 찾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고 지역 연계 활동에 대한 취지를 밝혔다.
‘꿈농학교’ 가족 중 한 사람은 “그동안 여러 차례 부모 사이에 자조모임을 꾸리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여러 가지 현실의 벽에 부딪쳐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 같다”며 “‘꿈농’ 공동체가 풍성하고 내실 있는 자조모임으로 정착하기를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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