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에서 잊지 못할 보물 같은 유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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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에서 잊지 못할 보물 같은 유학생활
  • 성영열 기자
  • 승인 2022.08.03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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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서 유학 온 박은빈 양
운주농촌유학센터서 3년째 생활 중
운주초 다니며 사귄 9명의 친구들

공부ㆍ그림ㆍ인형집 만들기 등
마음껏 뛰놀 수 있어 하루하루 행복

체력 향상ㆍ다양한 경험 가장 큰 장점
농촌유학 지역 살리기 대안으로

“일산에서는 차를 타고 멀리 가야했는데, 이곳에서는 10분만 걸어가면 냇가에요. 친구들과 다슬기도 잡고 수영도 하고… 매일매일 재밌어요”
완주군 운주면 ‘운주농촌유학센터’에서 유학 중인 박은빈 양(11·운주초 4년)은 경기도 일산에서 초등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 2020년 11월에 삼촌의 권유로 이곳에 왔다. 처음엔 6개월만 경험해 보자는 생각이었는데, 함께 뛰놀며 공부해온 친구들과 떨어지기 싫어 어느새 20개월이 훌쩍 흘렀다.

농촌유학센터는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6개월 이상 농촌학교로 와서 생태체험과 농촌공동체 경험 등 지역민과 생활하며 체험하는 곳이다. 삼촌 허락을 받아 인터뷰에 응한 박 양은 센터 바로 옆에 있는 운주초를 다니며 사귄 9명의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
고향 일산에서는 동급생은 많지만 친구가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동급생이 적어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은 오히려 많아졌다. 하교 후에는 서로 돌아가며 친구 집에 놀러가고, 함께 공부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인형집도 만드는 등 친구들과 마음껏 대화하고 뛰놀 수 있어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다양한 레포츠와 스포츠 체험 활동도 너무 재밌게 즐기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음식 만들기 체험을 했는데, 텃밭의 상추와 방울토마토와 각종 채소를 직접 따와 맛깔스럽게 만드니 꿀맛이었다.

농촌유학센터 유학생은 엄하지 않지만 일부 규칙을 지켜야 한다. 평일엔 아침 7시 30분, 주말과 방학엔 8시에 일어나고 밤 10시 30분에 취침해야 한다. 컴퓨터 이용시간은 하루에 90분으로 제한돼 있으며, 핸드폰 역시 주말에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부모님과의 영상통화 정도는 평일에도 허용되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고 체험활동을 하다보면 핸드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저녁에는 센터의 선생님들이 영어와 수학, 한국사 등을 가르쳐 주고 있어 공부도 열심이다.
현재 운주농촌유학센터에서 유학 중인 학생은 7명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박 양은 일산 집에 가는 것보다 이곳이 좋아 마음껏 뛰놀며 자기주도 학습에 열중하고 있다. 부모님과는 한 번씩 영상통화를 하고, 일산 집에는 한 달에 두 번씩 주말에 다녀올 뿐이다.
“전혀 심심하지 않아요. 모기가 많은 점 외에 불편한 점도 없어요. 얼마 전에는 이곳을 방문한 도지사님과 군수님도 저에게 ‘농촌 유학이 얼마나 좋은가”라고 물어보셨어요. 모든 게 신기해요” 걸그룹 아이돌이 꿈이라는 박 양은 이곳에서 중학교까지 농촌 유학을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기열 운주농촌유학센터장은 “도시에서 온 유학생들이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생활, 공동체 의식, 자립심, 바른 인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체력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협동심과 자립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농촌유학은 폐교 위기의 농촌학교와 지역살리기의 대안”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자연을 즐기고 시끌벅적한 웃음소리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농촌유학 활성화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완주군에는 운주면과 동상면 2곳에 농촌유학센터에서 20여명의 유학생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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