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45  
상태바
월드 클래스 손흥민45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11.29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우리 대표팀은 2022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두 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했다. 11월 24일 밤 10시 열린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는 0대 0 무승부였다. 28일 밤 10시에 열린 가나전은 2대 3 패배였다. 국내는 물론 외신에서도 초미의 관심을 보인 손흥민은 선발 출전했다. 마스크를 낀 채 두 경기 모두 풀 타임을 소화했다.
우루과이전 스코어는 득점 없이 무승부였지만, 그러나 평가는 달랐다. 가령 영국 국영방송 BBC는 손흥민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전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선정했다. 경기 최우수선수인 MVP로 선정된 것인데, 양팀 통틀어서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한국 대 우루과이 경기의 MVP로 김진수를 선정하기도 했다.

아무튼 BBC가 매긴 평점을 보면 손흥민이 7.88점으로 가장 높았다. 김승규(7.46점)·김문환(7.34점)·김진수(7.29점)·김민재(7.23점)·김영권(7.22점)·황인범(7.04점) 등이 7점 이상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반면 우루과이에서는 다윈 누녜스가 6.85점으로 최고점을 받았을 뿐이다. 그만큼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웠다는 얘기다.
안와골절 부상으로 생애 첫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운동화가 벗겨지고 양말이 찢겨지는 부상 투혼으로 또 다른 감동과 희망을 안겼다. MVP에 선정될 만큼 변함없는 활약이었다. 다른 선수들도 그 못지 않았다. 상대 선수의 슛이 골대를 두 번이나 맞는 운도 따랐지만 남미의 강호, 피파랭킹 14위의 우루과이를 상대로 선전을 펼쳤다.
일본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스포티비뉴스(2022.11.25.)에 따르면 현지 매체 아메바 타임즈는 “이날 가장 주목 받은 것은 손흥민이다. 11월초 안와 골절로 이탈해 월드컵 참가가 불확실했지만, 빠르게 회복해 첫 경기부터 선발 출전했다. 선제골을 넣기 위해 왼쪽 사이드에서 완벽한 드리블 테크닉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고 썼다.
이어 “한국은 전반 중반 우루과이의 공세에 밀리는 듯했지만, 손흥민이 25분 왼쪽 사이드에서 카세레스와 발베르데를 제친 뒤 크로스를 시도하며 부상 이전과 변함없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돌파 장면에 댓글로 “손흥민은 정말 월드 클래스다”, “혼자 돋보였다”, “세계 최고의 레벨이다”, “밸런스가 상당하다”며 놀라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경기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오늘 좋은 퀄리티의 경기를 했고 선수들의 경기 이해력도 매우 좋았다”며 격정적인 어조로 말할 정도였다. 이재은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우리 선수들 놀라울 만큼 강했습니다”라는 멘트로 관련 뉴스를 전하기도 했다.
우루과이전에서 가장 아쉬운 건 황의조의 공중에 뜬 볼이다. 전반 33분 황의조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김문환이 완벽한 패스를 줬고 문전에서 노마크였지만, 황의조의 오른발 슈팅은 허망하게 골대 위로 날아가 버렸다. 이후 황의조는 후반 29분 교체될 때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조규성과 교체되며 경기장을 벗어났다.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프랑스 음바페와 그리즈만도 조별리그 2차전덴마크와의 경기에서 비슷한 위치 같은 슈팅으로 공을 골대 위로 날리긴 했지만, 축구도 흐름이랄까 분위기를 탄다는 점에서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조규성을 선발로 내세우거나 좀 더 일찍 교체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가나전에서 조규성이 작성한 멀티골은 그런 생각을 더 갖게 한다. “축구대표팀의 조규성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받는 선수다. 일단 실력이 탁월하다. 올시즌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할 정도로 득점력은 증명된 선수다. 골만 잘 넣는 것은 아니다. 몸싸움, 연계, 공중볼 경합, 침투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팀에 공헌하는 스타일”(스포츠서울, 2022.11.21.)의 공격수라서다.
황의조가 소속팀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채 월드컵에 나선 것도 한 이유다. 후반 29분경 조규성과 함께 교체된 이강인 투입이 좀 일찍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가나전에서 후반 11분경 투입되자마자 크로스를 올려 조규성 헤더골을 도운 이강인이기에 더욱 그렇다. 평가전때 0분 출전한 이강인이기에 두 경기 연속 교체만으로도 반가워하고 만족해야 했을까?
한편 이 경기의 스코어까지 정확하게 맞춘 영국 BBC 해설위원 크리스 서튼이 화제다. BBC의 축구 분석가이자 해설위원으로, 1990년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블랙번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서튼은 조별리그 전 경기를 예측한 바 있다. 그가 예측한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 결과는 1대 1 무승부였다.
일본의 독일전 2대 1 승리처럼 스코어까지 맞춘 건 아니지만, 무승부를 맞춘 점에서 예측이 놀랍지 않은가? 그는 H조에 대해선 포르투갈이 1위, 한국이 2위로 16강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개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는 것과는 다른 예상이다. 1무 1패의 한국인데, 과연 그 예측이 딱 들어맞을지 포르투갈전과의 경기가 궁금해진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