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책 비장한 각오로 추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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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대책 비장한 각오로 추진하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3.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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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광경들이 도처에서 볼수 있다. 
몇 해 전에는 들어가기 힘들었던 어린이집도 운영난으로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다. 길에서도 임산부나 유모차를 보는 빈도가 예전과 같지 않다

해마다 3월이면 초등학교 입학식도 일제히 열린다. 하지만 올해 입학 시즌에는 전국 6200여 초등학교 가운데 131곳은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어 입학식이 열리지 않았다. 그나마 125개 초등학교는 신입생을 한 명만 놓고 입학식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나이가 먹어도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했다 해도 출산을 미루는 경우를 주변에서 쉽게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저출산 장려를 해왔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크게 떨어져 충격적이다.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 기록으로, 2020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 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고 있으니 출산률이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러니 인구 감소를 피할 길이 없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저출산률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빠른 저출산률은 장차 국가의 소멸까지 걱정해야 할 심각한 징후임이 분명하다. 세계 최저 출산률로 떨어지자 저출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정부는 지난 16년동안 저출산 대책에 무려 280조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다고 하는데, 그 많은 돈을 쓰고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원인을 분석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아이를 낳아 키우기가 힘들기에 그동안의 출산장려책이 백약이 무효가 된 셈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젊은이들의 인생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회적 신뢰가 조성될 때 자발적 출산이 가능해 질 것이다. 때문에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물론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만들어졌지만, 존재감이 미미한 기구로 남아 있어 기대를 걸어본다.
저출산의 문제가 국가적 위기에 관한 문제임을 직시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일이다. 여야 간의 극한 대결로 지새우는 정치권도 저출산 대책만은 여야가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럼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뭘까. 아이를 키우기 위해 주거비, 양육비, 사교육비 등의 원인을 전 국민이 알고 있지만 정부의 해결책은 신통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하고 확실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저출산은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추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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