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移籍)의 계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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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移籍)의 계절1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7.2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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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바야흐로 이적(移籍)의 계절이다. 전 세계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와도 같은 유럽 축구의 여름 이적이 보통 9월 1일, 한국 시간으로는 9월 2일까지 이어지지만, 우리 선수들 이야기라면 뉴스거리는 충분해 보인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와 미드필더 이강인의 이적이 확정, 각 구단을 통해 공식 발표됐기 때문이다.
먼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김민재 이적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영국)·파리생제르맹(프랑스)·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유럽 빅클럽들의 러브콜로 설왕설래가 극심했던 김민재의 선택지는 독일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1부리그) 우승팀이며, 리그 ‘1강’으로 꼽히는 명문 클럽이다.

한국일보(2023.7.20.)에 따르면 뮌헨은 현재까지 독일 1부리그 역대 최다 우승(3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6회 우승, 트레블(3관왕) 2회 등에 빛나는 명실공히 최고 구단이다. 뮌헨은 UEFA 구단 순위에서 맨시티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그뿐이 아니다. 스포츠서울(2023.7.20.)은 바이에른 뮌헨이 빅클럽이라는 표현을 넘어 메가 클럽이라 불릴 정도이며 국내 축구 팬 사이에서는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와 함께 ‘레바뮌’으로 묶여 3대 빅클럽으로 꼽힌다고 전한다.
그 바이에른 뮌헨이 7월 19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나폴리(이탈리아)에서 뛰었던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와 2028년 6월까지 5년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달았던 등번호 ‘3’을 달고 뛴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김민재의 마음을 사기 위해 화상통화를 했다는 일화가 독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여기 와서 정말 기쁘네요. 그와 영상통화를 여러 번 했습니다. 덩치도 크고 빠르죠. 그는 이미 준비가 됐습니다.”라며 김민재를 반겼다. 투헬 감독의 김민재 반김은 거기서 그치기 않았다. 입단한 김민재가 당황할 정도로 포옹하고 볼을 쓰다듬기까지 하는 등 투헬 감독의 격한 반김이 화제가 되었을 정도다.
그러나 구단은 김민재의 바이아웃(지급 시 원소속팀 동의 없이 이적 가능한 액수) 금액과 연봉을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에른 뮌헨은 나폴리에 5,000만 유로(약 710억 원)의 바이아웃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 역사를 새로 썼다. 또한 김민재의 연봉은 1,200만 유로(약 17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앞서 손흥민이 2015년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30억 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당시 손흥민의 이적료는 역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 선수 최고 금액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역대 이적시장으로 봐도 김민재의 이적료는 높은 수준이다. 앞의 스포츠서울에 따르면 2019년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 유로), 2022년 마티아스 더 리흐트(6,700만 유로)에 이어 3위다.
그만큼 공을 들인 바이에른 뮌헨의 김민재 영입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바이에른 뮌헨은 이달 초 김민재의 기초군사훈련 종료와 함께 구단 메디컬 스태프를 국내로 파견한 바 있다. 서울 모 병원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시행할 정도로 정성을 보였다.
그렇듯 김민재의 가치는 6년간 총 다섯 팀을 거치는 사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이적전문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김민재의 시장 가치는 100만 유로(약 14억 원) 수준이었다. 2021년 튀르키예 이적 후 650만 유로(약 92억 원)로 급상승했고, 나폴리 선수가 된 뒤 2,500만유로(약 355억 원)로 세 배 이상 뛰었다.
유럽 정상급 센터백으로 도약한 김민재의 현재 시장 가치는 이번 이적료 5,000만 유로를 웃도는 6,000만 유로(약 852억 원)에 달한다. 실제 이적료도 천문학적으로 뛰었다. 베이징 이적 당시 전북이 받은 이적료는 525만 유로(약 75억 원)로 알려졌으니 불과 4년 만에 10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하나 더 특기할 것은 ‘팀의 후광과 선수 개인의 가치가 동시에 빛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할 만큼 탁월한 개인 능력을 보였지만, 토트넘에서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팀의 후광을 전혀 받지 못하는 ‘선수 개인의 가치’에 만족해야 하는 형국인데 반해 김민재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은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다. 뮌헨에서의 모든 일이 기대된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여기서 계속 발전하겠다. 구단과 대화하며 나에게 관심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느꼈다.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가능한 많은 우승 타이틀도 얻고 싶다”라는 입단 소감을 밝혔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 반갑고, 흐뭇하고 뿌듯한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보면서 또 한 명의 월드 클래스를 보유한 대한민국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말할 나위 없이 되게 자랑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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