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갯벌 매립지에서 진행되던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가 결국 파행으로 치달았다.
새만금 잼버리는 전·현 정부가 모두 관여했고, 장관들이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여기에 대통령까지 행사에 참여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를 막론하고 성찰과 사과는 없이 네 탓만 늘어놓고 있다.
전 정부 탓이 안 먹히니 전북도 탓으로 선회하는 모습이 치졸하기만 하다.
행사 파행에는 정부 부처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지만 정작 정부는 모든 책임을 전라북도로 돌리며 잼버리를 K-관광으로 대체시키는 희극을 벌이고 있다.
많은 언론이 지적하듯, 잼버리는 새만금 갯벌을 신속하게 매립하고 SoC를 유치하기 위한 대외적 명분이었다. 결국 잼버리 행사가 파행에 이른 과정을 복기하려면 평가는 새만금 사업 그 자체에서 출발해야 한다.
잼버리를 두고 최근 SNS상에 무분별한 지역 혐오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잼버리 사태를 전라북도의 문제로 화살을 돌려서는 안된다. 당장 부산엑스포만 해도 지역 개발 논리를 앞세운 국제 행사 유치라는 점에서 새만금 잼버리와 닮은 꼴이고, 여야가 앞다퉈 예타 면제를 주장했던 가덕도신공항도 새만금신공항과 다를 바 없다.
새만금 사업부터 잼버리 유치와 준비, 그 행사의 운영까지 진지한 평가가 필요하다. 민주당, 현 정부·여당 모두에게 책임이 있으며 한국 사회 전체의 반성이 필요한 대목도 있다. 부디 이번 잼버리 사태가 상처로만 남지 않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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