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소방시설과 K급 소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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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용 소방시설과 K급 소화기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9.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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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빛 김제소방서 방호구조과

 

그리스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가 숨기고 있던 소중한 불을 인간에게 훔쳐다 준다. 불은 어둠을 밝히고 인간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존재지만, 한편으론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양면의 속성을 지녔다.
전라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18~`22년) 추석 연휴 기간 도내에서 총 60건의 화재가 발생하여 1명의 인명피해와 4억여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발생 장소로는 주거시설(27%), 야외(22%), 공장·창고(10%) 순이고, 원인으로는 부주의(47%), 전기(22%), 기계(1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휴 기간 주거시설에 거주하는 시간이 많아 부주의에 의한 화재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화재는 가연물이 연소하며 재를 남기는 A급 화재, 유류 화재인 B급 화재, 전기화재인 C급 화재와 금속 화재인 D급 화재, 가스 화재인 E급 화재, 식용유 화재로 불리는 K급 화재로 분류하며, 제거·질식·냉각·억제 등 연소 물질에 따른 소화의 방법 또한 조금씩 달리하고 있다.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화재라도 그 시작은 작은 불씨로부터 시작되며, 화재 발생 초기에 가장 중요한 소방시설은 ‘소화기’이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ABC 분말소화기는 A급, B급, C급 화재에 이르는 거의 모든 종류의 화재를 진화할 수 있다.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 속에 함유된 유독가스는 한 모금으로도 귀중한 생명을 빼앗을 수 있다. 화재로 인한 연기는 천장 면을 채운 후 벽을 타고 바닥에 이르는 특성을 가진다. 구획된 실의 천장 면에 설치하는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화재 초기에 연기를 감지하여 경보음을 발하여 거주자에게 화재 발생을 알려 인명 대피를 돕는, 어쩌면 소화기보다도 더욱 중요한 소방시설이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모든 주택에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토록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주택에 소화기는 세대별·층별 1대 이상,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침실·거실·주방 등에 1개 이상을 부착하여야 한다.
분말소화기가 거의 모든 화재를 진화할 수는 있지만 만능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주방의 식용유에 의한 화재는 ABC 분말소화기를 사용하더라도 신속한 진화가 어렵다. 이는 식용유 발화온도가 288℃~385℃에 이르러 한번 착화되면 온도가 발화점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분말소화기로 표면의 화염을 제거해도 다시금 재발화하는 조건에 있기 때문이다. K급 소화기는 식용유 화재에 특화된 소화기로 음식점, 호텔, 기숙사 등에 비치 의무화하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의 K급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된 것은 아니지만, 매일처럼 식용유를 사용해 요리를 하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ABC 분말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함께 식용유 화재에 꼭 필요한 K급 소화기의 비치를 권한다.
화재 초기 소화기 1대는 소방차 한 대의 위력을 발휘하며,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경보음은 소중한 가족의 생명을 지킨다. 단 한번의 화재는 소중하게 지켜온 모든 것을 앗아간다. 온 가족이 모인 추석 연휴 가정에서의 화재 예방!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올 추석 부모님이 계신 고향집에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비치되었는지 확인해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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