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무엇을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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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단식, 무엇을 의미하는가?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9.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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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인의 단식은 약자로서 최후 저항이자 극단적인 수단이지만 이번 이 대표의 단식은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당시 신민당 총재)은 23일간(1983년) 단식으로 직선제 개헌의 단초를 마련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당시 평화민주당 총재)도 13일간(1990년) 단식으로 지방자치제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9박 10일간(2018년) 단식은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단식투쟁은 기존 정치인들의 단식과 많이 다르다. 우선 그는 약자가 아니다. 168석을 가진 원내 1당 대표다. 정책과 관련해 못 할 게 거의 없다.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단식투쟁에 나선 것은 기이한 일이다. 
이 대표의 단식은 ‘사적 문제’라는 평가가 그래서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단식투쟁과 관련,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천명, 국정 쇄신 및 개각 단행’ 등을 요구했지만 공감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때문에 이 대표의 단식을 자신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을 노린 전략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단식 방법도 기존과 사뭇 다르다. 단식은 목숨을 건 투쟁인데, 이 대표는 단식장에서 밤에는 안전한 장소로 옮겨 잠을 잔다. 이른바 ‘출퇴근 단식’이다. 이 대표의 단식은 기존 단식투쟁의 의미와 방식이 달라 ‘이재명표 단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투쟁’보다는 차라리 ‘투정’에 가까워진 단식의 풍경처럼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을 앞두고 줄다리기 단식의 인상을 풍겨 ‘단식’이 ‘방탄’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단식에 들어가면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사즉생의 각오로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정치적 국면 전환을 위해 단식이 필요할지 몰라도 국민들은 오히려 배부르게 먹고 잘 살 수 있는 민주당의 역할과 책임을 요구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더욱이 전화면접 조사에 나타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보면 지지층들은 망연자실할 수준이다. 이 대표의 단식이 정치적 사유는 있을지 몰라도 국민을 향한 명분은 취약하다. 그런 이유로도 이 대표의 단식은 여론의 공감을 얻어내기에 한계가 있다. 
국민들이야말로 민생 위기로 불가피하게 단식에 돌입해야 할지 모를 위기 상황이다. 단식보다 민생인 이유다. 민주당은 이재명 지키기 들러리가 아닌 당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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