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반지의 참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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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반지의 참뜻은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04.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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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참으로 눈부신 신록의 계절이다. 어느 학교 교정에 만발한 각종 꽃의 우아한 자태는 마치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신부의 황홀한 모습과도 같다. 저 아름다운 꽃나무 아래 경건히 고개 숙여 평생을 서약하는 예복 입은 신부를 세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아름다운 계절에 신뢰하고 사랑하는 청년들이 꽃내음 그윽한 과수원이나 어느 공원의 꽃가지 또는 신록 아래서 아름다운 인연을 맺어가기 바란다. 

나는 장터바닥 같은 곳을 빌어 쓰는 예식장이 아닌 꽃과 신록과 눈부신 햇볕이 있는 자연의 축복에서 이루어지는 결혼식이 더 멋지고 꿈 같은 예식이라고 생각한다.
해프닝도 이쯤되면 신랑·신부의 멋과 총명에 존경이 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닌 양가 가족들과 가까운 친지 그리고 우정 깊은 친구들 몇 사람만 초대하여 쫓기는 마음 없이 정갈한 음식을 나누고 담소하며 축복하는 과수원의 결혼식을 생각해 보곤 한다.
나는 돈이 없어 결혼을 미루는 청년들이 우리 주변에는 제발 없기 바란다. 적어도 기성세대보다 참신하다는 오늘의 청년들은 뭔가 다른  식으로 돈 들지 않고 결혼하는 용기를 보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반지 값도 예단 비용도 신선한 지혜와 과감한 용기로 무시할 수 있기 바란다. 만약 예물마련 등 이 힘들어 혼례식이 미뤄진 다면 결혼반지의 참뜻을 되새겨 볼 만하지 않을까! 결혼 예물에 왜 하필 반지를 사용 할까?
결혼은 서로간의 기꺼운 구속이다. 그래서 구속을 상징하는 반지를 주고받는다. 그것은 다른 물건보다 몸에 지니기 간편하고 둥군 모양이 모나지 않고 끝없는 사랑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한시도 벗어 놓치 않고 평생토록 몸에 지니기 때문에 일하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보석도 무늬도 아무런 장식도 없이 반지는 작게 만들어 진다.
그래서 순금이 아닌 단단하고 오래가는 합금으로 비싸지 않고 누구나 사랑의 신표로 주고받으며 사랑을 서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결혼 반지이다. 
죽기까지 잠시도 벗어 놓지 않고 몸에 지니기 때문에 나이 들면 결혼반지는 다 닳아서 끊어 진다. 이때에도 땜질하여 그대로 끼고 다니지 새 것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그것이 결혼반지이기 때문이다. 
결혼반지를 벗어 놓는 것은 결혼의 효력을 중단시키는 것이며 곧 반려자를 바꾸는 뜻이 된다. 상당히 오래 전 당시 미국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재클인 여사가 결혼반지를 관 위에 벗어 놓아서 소동이 일어난 사실도 있었다.
나이든 사람들은 결혼반지를 평생동안 지녔기 때문에 손가락이 굵어져 도저히 벗어 놓을 수가 없게 되고 또 그것을 자랑하는 것은 참다운 사랑을 성스러운 결혼서약을 지켜 왔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어느 외국인 ‘클라스메이트’라는 사람은 한 돈 정도밖에 안되는 구리반지를 결혼반지로 받았다고 자랑하는 걸 보았다. 그 반지는 신랑의 조모였던 인디언 여성의 결혼반지로서 유서 깊은 가보(家寶)를 자기가 지니게 되었다고 자랑 하기도 했다. 
이런 생각을 우리도 배웠으면…. 그리고 결혼 혼수감 마련 할 돈이 없어 결혼식을 미루는 용기 없는 젊은이들이 제발 없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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