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과징금으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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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과징금으로 막아야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1.08.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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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온 대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는 방침이란다. 하지만 이런 세법 개정은 위헌가능성이 높아 되레 대기업만 도와주는 꼴이 아닌가 우려된다.

일감몰아주기로 받은 이익을 증여로 봐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증여세 입법목적에 견줘 제재의 방법이 적절치 않고 국민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침해되는 한편 조세를 특정한 경제행위에 대한 징벌 수단으로 삼는 점에서 모두 불합리하다.

반대이유로는 첫째, 조세의 기본적인 개념에 위배다.

세금은 국가의 살림살이를 위해 직접적인 대가 관계없이 걷는 재정충당 목적으로 걷어야 한다. ‘특정 경제주체의 특정한 경제행위에 대한 제재나 처벌’ 차원의 정책적 목적으로 남용되는 것은 가급적 자제돼야 한다.

따라서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을 방지하고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정거래법의 해당 조항을 개정,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불공정행위의 하나로 간주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제재해야 한다.

둘째, 조세로 제재하는 것은 위헌가능성이 높다.

정상가액으로 거래한 대기업은 자산의 감소가 없는데, 증여로 의제하여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제로 있지 않은 가공의 증여이익’을 산정하여 과세하는 것이 된다.

이는 증여세 입법목적에 비해 제재의 방법이 적절하지 않고 국민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침해한 것으로 판단된다. 만일 일감 몰아주기 과세 입법이 실현돼 ‘위헌제소’될 경우 헌법재판소는 위헌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위헌으로 결정되면 징수한 세금 전액을 돌려줘야 하고, 당초 의도했던 정책목적도 전혀 달성하지 못한다.

셋째, 과세이익산정의 실무적인 어려움이다.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주식가치 상승액’에 증여세를 과세하는 방안의 경우 거의 설득력이 없다. 기업의 주가는 각종 경영성과와 유동성, 화폐수요, 환율, 금리 등 여러 경제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특정 시기 주식가치 상승이 오로지 ‘일감 몰아주기’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누가 봐도 설득이 없다.

최근의 주가 폭락이 대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자제했기 때문에 초래됐다고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무리 입법목적이 정당하다 하더라도 그 입법을 함에 있어 헌법적 한계를 지켜야 하는 것이 법치주의 핵심이다. 위헌가능성이 높은 법을 졸속으로 만드는 것은 궁극적으로 대기업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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