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출동로는 우리 이웃을 살리는 생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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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출동로는 우리 이웃을 살리는 생명로”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1.09.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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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5분 이내 도착’ 소방서에서 강조하는 화재 현장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최대 소요시간이다. 그렇다면 왜 5분일까? 5분이라는 시간은 화재 초기대응에 가장 효과적이고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매우 중요한 골든타임(Golden Time)이다.

화재 발생 후 5분이 경과하면 화재는 급속도로 번지게 되고, 화재진압도 어려워진다. 또한 구조대원이 건물 안쪽으로 진입하는 것이 어려워 소중한 인명구조에도 힘들어 진다. 구급활동 또한 마찬가지이다.

심장질환자는 4분경과 후 1분마다 생존율이 7~10% 감소한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뇌손상이 시작되고 소생률은 급격히 낮아진다.

소방차가 출동하는 소방통로가 반드시 확보되어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소방출동로는 곤경에 처한 우리 이웃을 살릴 수 있는 생명로이다. 이렇게 중요한 소방출동로 확보가 여러 원인에 의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혼잡한 재래시장이나 주택가, 아파트 등의 소방출동로에 설치된 노점좌판 및 불법 주?정차량 으로 인해 고귀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출동하는 소방차의 앞길을 막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불법 주?정차로 인해 현장에 신속하게 도착하지 못하여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대표적인 사례는 뭐가 있을까? 바로 부산 실내 사격장 화재이다.

2009년 11월 14일 부산실내사격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총 15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갔다. 이렇게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일까? 관계자의 화기 취급 부주의 및 예방안전 소홀이 가장 큰 원인이겠다.
하지만 소방차가 제 시간에 신속히 현장에 도착했었더라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도 있었다. 현장 상황을 모르는 시민들은 이런 말까지 한다. “소방관들이 늦게 출동해서 불이 크게 번졌다” 또는 “늑장대응이다. 무책임한 소방관들이다.”정말 가슴 아픈 말이다.

지역사회의 각종 사고 예방 및 대응을 위해 2교대 또는 3교대로 24시간 불철주야 근무하는 소방공무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말이다. 과연 현장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이런 말을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당시에도 소방차량은 비좁은 도로와 불법 주?정차 된 차량들로 인해 소방통로가 미확보 되어 소방차가 50m를 진입하는데 20분이 넘게 걸렸다.

이런 사고들을 방지하고 홍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소방공무원도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권한이 주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라북도 소방공무원이 105건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787건의 불법 주?정차 경고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단속 권한의 확장이 소방 출동로를 확보하는 최선책이 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의식전환” 이다. “나하나 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부터 소방 출동로 확보”에 관심을 갖고 긴급자동차 출동시 양보운전의 의식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의 전환이 소중한 우리 이웃 또는 가족을 살릴 수 있는 지름길인 것이다.

한편 긴급자동차(소방차 또는 구급차) 출동 시 싸이렌이 울리면 시민들은 당황할 수 도 있다. 당연히 긴급차량이 먼저 지나갈 수 있게 양보운전을 해야 하지만 당황한 나머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대처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침착하게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피하여” 진입로를 양보해야 한다. 다만 우측 가장자리로 피하여 정지하는 것이 긴급 자동차의 통행에 지장을 주는 때에는 좌측 가장자리로 피하여 정지해야 한다.
불이 난 집에 사는 사람들 또는 긴급을 요하는 환자 및 가족들은 소방대원 도착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분들에게는 1분이 영원과 같은 끔찍하고 급박한 상황이다.

도민 여러분들께서는 사고 당사자가 언제든지 본인 또는 가족이 될 수 도 있다는 마음을 갖고 앞에서 언급한 소방출동로 확보에 각별한 관심 및 협조의 부탁을 드린다.
고창소방서 흥덕119안전센터장 박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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