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부정선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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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에 따른 부정선거론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6.06.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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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식 장수 주재기자

제9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 치명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선거의 생명인 ‘공정성’과 ‘신뢰성’을 최일선에서 수호해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오히려 불신을 자초하고 음모론을 부추겼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은 극에 달한 상태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세간을 뒤흔들었던 ‘소쿠리 투표함’ 참사에 이어, 이번에는 기본 중의 기본인 투표용지마저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무능을 드러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행정이 이토록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음에도, 노태악 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의 ‘면피성 사퇴’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구태의연한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제 선관위라는 조직 자체의 근본적인 수술을 요구하고 있다.

선관위의 부실 경영과 기강 해이가 반복되는 원인의 중심에는 ‘통제받지 않는 권력’과 ‘헌법기관이라는 교만함’이 자리 잡고 있다.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중립적인 관리·감독을 하라고 국민이 부여한 신성한 권한을, 선관위는 어느 순간부터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는 ‘정치 관리’와 ‘정치 감사’로 둔갑시켰다.
그럼에도 정작 핵심인 선거 행정 업무는 일반 행정공무원들에게 전적으로 일임한 채, 조직 내부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더욱이 중립적 선거관리를 이유로 제정된 법과 각 지역 선관위원장을 해당 지역의 판사들이 겸임하는 구조적 특성 탓에, 선관위는 사실상 외부의 철저한 감찰이나 엄격한 회계감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어떻게 부패하고 무능해질 수 있는지를 선관위가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다. 단순한 인적 쇄신을 넘어, 선거관리 업무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조직적인 구조개편과 공직선거법 개정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통제받지 않는 법과 사법부 그늘에 숨어 외부 감사를 회피하는 구조를 타파하고, 독립적인 외부 기관의 감찰 및 회계감사를 정례화해야 한다.
또한 행정공무원에게 선거업무를 전가하는 구조를 개선하고, 선관위 자체의 현장 대응 능력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여론의 눈높이는 이미 선관위의 자체 쇄신안을 넘어섰다. 이번 송파구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단순한 행정 착오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직무유기 및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명명백백히 가려내야 한다.
이번 사태의 최종 책임자뿐만 아니라 실무진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끝까지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선거 비용의 사용처 역시 한 치의 의혹도 없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선거에 대한 불신은 곧 민주주의 체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선관위가 더 이상 헌법기관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수사와 제도 개혁만이 땅에 떨어진 선거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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