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귀한 무대가 열린다.
이미 여러 번 무대에 함께 했고, 어떤 설명도 군더더기인 명인들의 무대로 꾸려진다.
유일하게 한갑득과 신쾌동 선생을 사사한 거문고 명인 김무길의 세밀하고 오밀한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를, 산조를 그려내는 그 또박한 음이 절묘하기 이를 데 없는 명인 김일륜의 신관용류 가야금 산조를 만날 수 있다.
이어 명창 안숙선의 춘향가는 또 한 번 관객을 웃기고 울릴 것으로 보이며 대금에 ‘자유’를 준 이생강 명인의 대금도 준비돼 있다.
사회는 사단법인 마당에서 펴내는 문화저널 편집위원으로 오랜 활동을 해오며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기획에 참여해온 시인 박남준 씨가 맡았다.
이번 공연은 해마다 우리 전통 명인들을 무대에 올려온 사단법인 마당의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이 올해 20주년을 맞아 마련하는 공연으로 지난 1992년 시작해 매년 우리 전통 춤과 가락의 숨어있는 명인들을 발굴, 세상과 조우하게 했던 이 공연은 우리 전통예술의 ‘발굴과 재발견’ 그 자체다.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은 전통의례, 논밭 현장의 전통예술을 그대로 무대로 옮기기도, 지금은 ‘명인’이 된 많은 이들의 갈고 닦은 솜씨를 수줍게 내놓는 가슴 졸이는 무대이기도 했다. 특히 장금도 명무의 민살풀이를 무대에 올린 것은 두고두고 지역문화계 안팎으로 뿌듯한 일이 됐다.
무대에 초대됐던 숨어있는 명인들 중 세상을 떠난 이도 있지만 이 공연의 ‘발견’덕에 그들이 남긴 전통예술의 멋과 정신은 이어졌다.
내달 2일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명인, 그들’ 스무번째 무대에서 ‘우리가 지켜온 것’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윤복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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