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 후 첫 승' SK, Again 2007 꿈꾸다
상태바
'2연패 후 첫 승' SK, Again 2007 꿈꾸다
  • 투데이안
  • 승인 2009.10.20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구장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주고 인천에 올라온 SK 와이번스 덕아웃에서는 초조함이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 1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둔 SK 덕아웃에서는 오히려 '그냥 두 번 졌을 뿐, 아직 시리즈는 남아 있다'는 분위기만이 전달됐다.

이는 2007년과 지난 해의 기억 덕분이었다.

2007년과 2008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SK는 1차전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2007년에는 2연패 후 4연승을 달려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해에도 1패 후 4연승으로 2연패를 품에 안았다.

SK의 주장 김재현은 3차전을 앞두고 "3연패하고도 3연승할 수 있는 것이 야구다. 18일에 미팅을 했는데 선수들의 표정이 밝더라"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정근우도 "광주구장은 집중이 되지 않았는데 문학구장에 오니 이제 좀 큰 경기를 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지방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광주에서는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었다"며 "2연패가 아쉽지만 충격은 아니다. 풀이 죽거나 기가 꺾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SK의 이런 '여유'는 3차전 승리로 연결됐다. SK는 3차전에서 11-6으로 승리하며 어느 정도 흐름을 자신의 쪽으로 되돌렸다.

1,2차전에서 번번히 찬스를 놓쳤던 SK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컸다.

'불뿜는 비룡' 박정권은 1회말 1사 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려 선제타점을 뽑아내는 등, 5타수 4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가을 사나이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정상호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힘을 더했고, 2번타자로 나선 박재상도 3타수 2안타로 밥상을 잘 차렸다.

SK의 김성근 감독도 3차전이 끝난 뒤 "1,2차전에서는 찬스를 놓쳤는데 3차전에서는 기회가 올때마다 득점으로 잘 연결시켰다. 박정권과 정상호가 경기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고 만족스런 마음을 드러냈다.

분위기를 올린 SK는 2연패 후 4연승을 달려 기적적인 우승을 일궈냈던 2007년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Again 2007'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SK에도 고민은 있다. 플레이오프부터 부족한 선발의 빈 자리를 메워온 불펜진이 다소 힘이 떨어져 보인다는 것. KIA의 선발진이 워낙 강력해 SK에는 계투진의 호투가 절실하다.

SK의 '벌떼'는 1,2차전에서 볼넷을 남발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1차전에서는 KIA 타선에 볼넷으로 찬스를 내줬고, 역전패를 허용했다.

3차전에서도 벌떼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3차전에서 이승호~윤길현~고효준~김원형~정대현으로 이어진 SK 불펜은 KIA에 7안타 4볼넷으로 6점을 내줬다.

흐름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경기 막판 점수를 허용한 것은 KIA에 어느 정도 분위기를 넘겨줄 수 있는 것이었다.

김성근 감독도 "아쉬운 것이 있다면 김상현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는 등, 8회와 9회 점수를 내준 것이다"라며 입맛을 다셨다.

불펜의 부진한 모습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정상호의 볼배합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고, 이승호도 "지치지 않았다. 몸 상태는 90%정도다"며 "아직 괜찮다"고 했지만 SK 입장에서 막판 점수를 허용한 것은 찝찝할 수밖에 없다.

4차전은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4차전을 잡으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

KIA도 4차전에서 승리하면 우승에 1승만을 남기며 시리즈 흐름을 완전히 가져올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막판 역전극의 명수로 거듭난 SK가 4차전을 잡고 시리즈의 흐름을 뒤집어 2007년을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