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석등 시원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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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석등 시원을 말하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2.08.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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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륵사지 석등하대석

“익산 미륵사지에선 발아래도 허투로 지나쳐서는 아니 된다. 한 눈팔면 넘어질 수도 있고 아주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

한국 최대 규모((1338만 4699㎡)의 사찰지인 미륵사지 넓은 경내에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유물이 있다. 한국 석등의 시원 양식임을 알려주는 미륵사지 석등하대석이다.

이는 미륵사지에 남아있는 석등 받침돌의 일부로 동원과 중원에 모두 2기가 남아있다. 1기는 동쪽의 새로 복원해 놓은 석탑과 법당 터 사이에 있고, 다른 1기는 중앙의 목탑 터와 법당 터 사이에 있다.

미륵사지 석등은 원래 탑과 금당의 중간에 배치되어 3개가 있었다. 1974년 미륵사지 발굴조사과정에서 2기만 확인되었으며 화사석 3개가 국립전주박물관에 보관 전시되고 있다.

등은 어둠을 밝히는 조명기구로서 불교에서 석등을 만듦으로 부처의 진리를 비쳐주고 모든 중생을 선한 길로 인도해 준다는 의미가 있다.

석등의 기본 양식은 하대석(下臺石)위에 간주(竿柱:中臺石)를 세우고 그 위에 다시 상대석(上臺石)을 놓고 그 위에 등불을 넣는 화사석과 옥개석을 얹었으며, 정상부를 보주(寶珠) 등으로 장식하는 형식이다.

중원의 석등은 하대석과 옥개석이 남아 있는데 하대석은 지복석 위에 놓여 있으며 105cm의 방형이다. 하대석의 상면에는 8엽의 연화문이 조각되어 있으며 중앙에는 직경 34cm, 깊이 18cm의 간공이 있다. 옥개석은 상하 2단으로 되어 있는데 상부는 2매로 나뉘어져 있어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상하단 모두 8각형으로 만들었으며 하부가 127cm 내외 정도이다. 석등 앞에는 향로나 제상 등을 놓고 공양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동원의 석등은 방형 96cm의 하대석만 남아 있으며 중앙에 직경 28cm,깊이 12cm 의 간공이 있다. 8엽의 연화문이 조각되어 있다.

서원의 석등은 그 자리에 흔적만 남아 있고 유물은 발견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것으로 보아 중앙의 석등은 조금 크고, 좌우 동서원의 석등은 약간 작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석등하대석의 8엽 연꽃문은 미륵사지에서 발견된 연화문 수막새와 비슷하고, 지금의 위치가 원래의 자리인 것으로 보아 미륵사의 창건시기와 비슷한 백제 무왕 때의 작품으로 추측된다.

미륵사지 석등은 비록 일부만 갖추고 있긴 하나,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석등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석등의 처음 양식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석등은 아주 많은 숫자가 문화재로 등록되었지만 석등하대석의 경우 익산 미륵사지 석등하대석(전북 문화재자료 제143호)을 제외하면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

언젠가 미륵사지 석등하대석의 오랜 기다림이 끝나 화사석이 만나 복원되고 불이 밝혀져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그날을 오지 않을까?!/익산=문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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