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호, 또 하나의 기적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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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종호, 또 하나의 기적 일궜다
  • 투데이안
  • 승인 2009.11.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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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적이 아프리카에서 또다시 일어났다.

이광종 감독(45)이 이끄는 한국 17세 이하(U-17) 청소년 대표팀이 5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나이지리아 바우치의 아부바카르 타파와 발레와 스타디움에서 가진 멕시코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 청소년팀은 지난 1987년 캐나다 대회 이후 22년 만에 U-17 월드컵 8강에 진출에 성공하게 됐다.

캐나다 대회는 16개 팀이 본선에 출전,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8강전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광종호가 이뤄낸 성과는 사실상 U-17 대표팀의 역대 최고 성적이다.

지난 9월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홍명보호가 1991년 포르투갈 대회 이후 18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한지 한달이 조금 넘은 뒤 이어진 또 한번의 낭보다.

성인 대표팀의 자양분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 대표팀의 잇따른 세계무대 도전 낭보에 축구계의 기쁨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FIFA로부터 '가장 주목해야할 팀'으로 꼽히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3-1), 알제리(2-0)를 격파했고, 이탈리아(1-2)를 상대로 선제골을 기록, 상대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또한 멕시코전에서는 전반 막판 선제골 허용 뒤 후반 45분 간 실마리를 잡지 못했으나, 투지를 앞세워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가 결국 승부차기 승을 거두는 근성을 드러내 감탄사를 자아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청소년팀에 잔뼈가 굵은 이 감독의 지도력과 그로 인해 다져진 조직력에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U-17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 감독은 지난 2007년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조중연) 유소년 전임지도자로 선임된 후, 연령대별 청소년대표팀 코치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이 과정에서 이 감독은 청소년 선수들의 성향과 장단점, 지도법 등을 익혔다. 현재 U-17 월드컵에 함께 나선 선수들도 이 감독과 15세 이하 대표 시절부터 함께 해온 선수들이어서 효율적인 지도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자신들의 특성을 잘 아는 지도자 밑에서 오랜 기간 함께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의 조직력은 자연스레 탄탄해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 네 경기를 통해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와 완급조절 등 이전 대표팀과는 다른 성숙한 플레이로 호평을 받았다.

프로축구 K-리그의 유소년 클럽 시스템도 이광종호의 성공에 일조했다.

조별리그에서 두 골을 기록한 이종호(17. 광양제철고), 손흥민(17)을 비롯해 주축선수로 뛰고 있는 조민우(17. 이상 동북고), 윤일록(17), 고래세(17. 이상 진주고) 등은 각각 전남드래곤즈, FC서울, 경남FC 유소년 시스템 속에서 성장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프로 소속 유스팀에서 전수받은 기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팀의 무게감을 더했고, 또래 선수들과의 융화로 상승효과를 만들어내 8강 진출에 기여했다.

이밖에 멕시코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김동진(17. 안동고)과 승부차기 선방으로 극적인 8강행을 이끌어낸 장신 골키퍼 김진영(17. 이리고)을 비롯, 김진수(17. 신갈고), 안진범(17. 부경고), 이강(17. 재현고) 등 재능있는 어린 선수들도 8강 진출의 빼놓을 수 없는 공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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