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동탑, 천 년 후 사랑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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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동탑, 천 년 후 사랑을 본다!
  • 문공주 기자
  • 승인 2012.08.21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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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앞에 서서 가슴 뭉클, 천년 후를 생각한다.”

 


『 깊은 밤이다.

... ...
어둠에 푹 파묻힌 동탑의 모습 또한
한낮의 모습과 달리 의젓해 보인다.
... ... ...
달빛 하나, 탑 하나 돌 하나에
몸과 마음을 기대어 눈을 감고 앉아
천 년 전으로 돌아간다.
눈을 뜬다.
눈앞에 서 있는 동탑의 실루엣이
천 년 전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랑받지 못하던 이 탑에 수많은 사람들의 온기가 전해진다면,
또 다시 천 년 후에 가장 사랑받는 모습이 되어 있지 않을까.
... ...
바지를 툭툭 털고
동탑을 한 번 쓰다듬는다.

나의 온기와 꿈이
천 년 후에도 남아있길 바라면서 ... 』

 


배우 배용준 씨가 2009년 4월 9일 우리나라의 역사문화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사리장엄이 발견된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지를 비밀리에 방문했다. 이날 이야기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란 책에 담겨있다.

배우에서 여행 작가로 변신한 그는 2009년 9월 30일 일본 도쿄돔에서 그의 여행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이날 그는 일본팬들에게 한국의 미륵사지 석탑 앞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뭉클한 마음이 앞섰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책의 미륵사지 편에서 ‘달밤에 비친 미륵사지 석탑’이란 제목 아래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랑받지 못하던 이 탑에 수많은 사람들의 온기가 전해진다면, 또 다시 천 년 후에 가장 사랑받는 모습이 되어 있지 않을까.”라고 하여 미륵사지 동탑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다.

 


미륵사지 동탑은 1993년 높이 9층(27.67m)으로 복원되었다. 동탑에서 발굴된 잔재를 섞어 새로운 화강암을 기계를 이용해서 깎았기 때문에 예스러움을 전혀 살리지 못한 모습이다.

 


미륵사지 동탑은 ‘졸속 복원’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되었고 2004년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20세기 한국 문화재 복원 최악의 사례로 기록될 겁니다. 그걸 보고 있노라면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켜버리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미륵사지 동탑’인들 그런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었을까? 성형미인 같은 미륵사지 동탑 안에서 35개 정도 되는 1400년 전 옥개석과 몸돌 등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고 우리 선조들의 우수한 예술성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또 미륵사지 서탑이 해체되고 복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미륵사지 동탑이 있어 다행이다 싶다. 미륵사지 서탑 복원의 반면교사로서도 존재 의미는 있지 않을까?

/익산=문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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