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찰나, 삶은 고독과 고통의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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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찰나, 삶은 고독과 고통의 변주
  • 문공주 기자
  • 승인 2012.08.2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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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희경 ‘태연한 인생’

 


“길을 잃은 자에게 사랑이 찾아오고 매혹이 끝난 순간 인생이 시작된다.”

 

익산시립도서관 이혜선 주무관과 함께하는 ‘1주 1책 즐거운 책읽기 여행’에서 8월 셋째 주에 추천하는 책은 섬세한 시선과 세련된 문장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은희경의 신작소설 ‘태연한 인생’이다.

소설은 지독한 냉소주의자이자 퇴락한 작가인 요셉과 신비로운 여인 류의 과거사가 묘하게 교차되며 탄탄한 조직을 이루고 있다.

류의 서사는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한순간의 매혹에 쉽게 몸을 던지는 아버지와, 생활과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고통을 감내해가는 어머니, 류의 과거에는 그렇게 화해할 수 없는 두 세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그녀는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매혹’으로 요셉과 사랑의 도피에 나서지만 절정의 순간 어머니의 ‘감내’를 떠올리며 이별을 택한다. 작가는 사랑의 한시성과 뒤이어 찾아오는 현실이란 울타리 안의 고독과 고통을 때로는 서늘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따뜻하고 포착해내고 있다.

평탄한 결혼을 이어가지 못하는 류의 부모도, 문학계의 짜여진 틀을 거부하는 요셉도, 또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류도 흔히 ‘정상적’ 혹은 ‘일상적’이라고 말하는 패턴을 거부하며 살아가는 이들이다.

익산시립도서관 이혜선 주무관은 “사람에 대한 깊은 통찰과 그것을 표현해내는 은희경 특유의 묵직함은 이 책의 큰 매력”이라며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지 않더라도 무심코 펼쳐진 페이지에서 마음을 울리는 문장 하나쯤 발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익산=문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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