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환장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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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환장한 사람들
  • 신영규/ 한국신문학 전북사무국장
  • 승인 2012.10.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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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대권후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제인,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가 연일 민심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 특히 이들 정당과 후보 진영에서는 유권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선거공약을 발표하고,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정치쇄신’과 ‘경제민주화’, ‘부정부패 척결’과 투명하고 깨끗한 정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 문제인 후보의 집권 구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평’과 ‘정의’이다. 문 후보는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새로운 정치, 평화와 공존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의 삶이 바뀌고, 변화의 열쇠는 국민에게 있다.”며 ‘정치쇄신’을 전면에 내세우고 ‘진심의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세 후보가 내세우는 공통의 핵심은 정의ㆍ진심ㆍ정직이다. 한마디로 부정부패가 없는 정의로운 복지국가 건설이다. 이를 실천하고 국민이 따라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여전히 부패와 비리가 내부에 잔존해 있었다. 심지어 대통령 측근이나 친인척, 가족들까지 뇌물을 받고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7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씨가 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 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며 자랑을 늘어놓던 이명박 대통령이 쪽팔리는 처지가 됐다.

  MB정권의 가족, 친인척, 측근 비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자면 이 난을 다 메우고도 남는다. 가히 ‘부패공화국’, ‘뇌물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한해 검찰의 부정부패사건 수사 결과 금융비리 사범이 가장 많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비리와 공사ㆍ납품 비리가 그 뒤를 이었다. 법무부의 ‘2011년 부정부패사범 단속실적’에 따르면 부정부패사범으로 단속된 인원은 2393명으로 이중 624명이 구속됐다. 이 가운데 금융비리 사범이 574명(23.98%)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비리의 원인은 ‘돈’때문이다. 불법대출, 공금횡령 등 온갖 비도덕적인 짓을 태연히 하게 된 것은 돈에 눈이 뒤집힌 탓이다.

  부정비리 수법도 지능화, 과학화, 첨단화 하고 있다. 뇌물을 주고받는 공범들이 교묘하게 짜고 치기 때문에 증거를 찾아내기 힘들다. 그나마 드러나는 건 재수 없이 걸리거나, 들통 나거나 돌아오는 게 시원치 않다고 여긴 쪽이다. 때론 너 죽고 나죽자는 식으로 까발려 공멸하는 경우도 있다.

  부정부패가 이처럼 보편화, 만연화 하다 보니 어떻게든 체하지 않게 먹는 게 장땡이고 그러한 사람이 똑똑한 자들이며 못하는 놈은 등신 팔푼이라며 비아냥거린다. 한마디로 정직하고 양심적이며 도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보천치가 되는 가치관이 뒤바뀐 사회가 되어버렸다.

  부정부패는 망국의 근원이다. 이는 동서고금의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사회가 고도로 문명화되고 도덕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민주화로 나아가면서 과거에 비해 부정비리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돈에 환장병이 걸려있다. 환장(換腸)이란 창자를 바꾼다는 뜻으로, 마음이나 행동 따위가 정상을 벗어나 제정신이 아닌 상태를 말한다. 물론 돈은 우리 삶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재화이다. 사람들은 눈만 뜨면 너도 나도 돈을 쫒아 나선다. 아니, 까놓고 얘기해서 돈은 실로 이 시대를 움직이는 절대적 힘이다. 그런 반면에 우리를 파괴시킬 수 있는 면도 있다.

  돈은 근면성실하게 벌어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번 돈은 지혜롭게 관리하고 쓰는 일에 대하여도 제대로 쓸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돈 욕심이 목구멍까지 차 있다. 특히 권력에 빌붙어 어떻게든 한 미천 잡아 볼까 혈안이 된 일부 위정자들은 각성해야 한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돈맛도 적당히 음미해야지, 이건 시도 때도 없이 받아 챙겨 자기 배만 불린다면 팍팍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은 어쩌란 말인가.

  돈에 미치고, 돈에 환장하고, 돈에 목숨을 거는 세태. 정상적인 국가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이 기회에 돈에 환장병 걸린 저 몹쓸 사람들을 잡아 족칠 무당이라도 불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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