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대비하는 운전 지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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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 대비하는 운전 지혜 필요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2.12.0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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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킬이란 도로의 건설 탓에 서식지의 이동 통로를 잃어버린 야생동물들이, 도로를 건너다 당하는 사고를 뜻하는 단어다.
지난해 한국도로공사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0년 2069건, 2011년 상반기에만 무려 1374건의 로드킬이 발생했다고 한다. 여기에 보고되지 않은 비공식적인 사고까지 포함한다면 훨씬 더 많은 로드킬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의 고속도로 중 3000km를 이동하며 찾은 로드킬의 흔적이 이틀 동안 1000여 건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 통계수치를 바탕으로 예상해본다면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의 로드킬이 발생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조사에 의하면 가장 많은 희생을 당하는 동물은 고라니라고 한다. 고라니는 중국의 양쯔 강 하류 지역과 한반도 지역에만 분포하는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개체다. 만약 우리나라의 고라니 개체 수가 멸종위기에 처한다면 다음 세대에서는 고라니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더 큰 문제는 개체 수가 많은 고라니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도 로드킬에 희생된다는 것. 멸종위기 1급에 해당하는 수달과 산양, 멸종위기 2급에 해당하는 하늘다람쥐, 삵, 수리부엉이 등 많은 동물이 로드킬의 위험에 처해있다.
증가하는 로드킬의 발생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는 생태통로(Eco-corridor)와 도로 주변에 높은 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생태통로란 로드킬 위험이 있는 도로에 다리나 터널을 설치하여 동물들의 이동을 보호하는 인공 구조물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말 그대로 '설치'만 된 곳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수세대에 걸쳐 다니던 길을 떠나 새로운 길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동물들에게 생태통로가 완벽한 대책일 수는 없다.
로드킬에 희생되는 멸종위기 동물 삵의 행동반경은 3~5km인데 과연 몇백km마다 설치된 생태통로가 효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로드킬 예방 및 대처법으로는 적정속도를 유지하며 운전한다. 특히 로드킬 발생 빈도가 높은 야간에는 전조등이 비추는 거리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과속을 하지 않는게 좋다.
또한 로드킬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을 지날 때는 감속과 방어운전을 통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
멀리서 동물을 발견했다면 전조등을 끄고 조심스럽게 경적을 울려 동물들이 도망갈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야 한다. 고라니는 불빛을 보면 순간적으로 시력을 잃어 차량에 뛰어들거나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야생동물과 충돌했다 해도 핸들을 급히 꺾거나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핸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2020년까지 전국의 도로를 20만km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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