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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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왔어요”
  • 엄범희 기자
  • 승인 2009.12.2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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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왔어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왔어요~.”

해마다 전주 노송동에 불우이웃을 위한 성금을 몰래 놓고 가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나 생활이 어려운 주민들에 대한 사랑의 온정을 전할 수 있게 됐다.

00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00시 완산구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와 “~~에 종이박스 하나가 있으니 확인해보라”는 말을 남기고 끊었다.

 40대로 추정되는 남자의 목소리가 바로 얼굴 없는 천사임을 직감한 주민센터 직원은 단걸음에 화단으로 달려가 보니 종이박스 하나가 놓여 있음을 발견했다.

박스 안에는 1만원짜리 00뭉치와 동전 00만원이 담긴 빨간 돼지저금통 등 총 00만000원이 들어 있었다. 또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 내세요’라고 적힌 메모지도 발견됐다.

소식을 접한 주민센터 직원과 민원인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감사의 박수로 남모른 선행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주시는 지난 2000년 4월 이후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 같은 얼굴 없는 천사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성금을 소년소녀가장과 생활이 어려운 홀로노인 등 불우이웃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 중노2동주민센터(당시 동사무소)에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홀연 사라진 이후 올해까지 10년 간 11차례나 선행을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그가 기부한 성금은 모두 1,000만원을 웃돈다.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이의 선행이 해마다 세밑이면 되풀이되면서 만인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지만 전화 한 통으로 돈이 놓인 장소만 알려주고 사라져 지금까지 이름도, 나이도 알 수가 없어 ‘얼굴 없는 천사’로만 불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근 집장촌 포주이거나 신원을 밝히기 꺼리는 ‘조직폭력배’가 아닐까 하는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가 하면 자수성가한 사업가 또는 신앙심이 깊은 자선사업가일 것이라는 설도 나온 지 오래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숨은 뜻을 기리고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키로 하고 조만간 기념비를 제막할 예정이다./엄범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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