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계절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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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계절이 다가온다
  • 문공주 기자
  • 승인 2013.06.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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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밑에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렸던 몇몇 인사들이 박근혜 켐프에 들어가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은 믿지 못할 동물’이라는 말을 실감한 것은 비단 기자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그 들도 나름의 논리와 명분이 있겠지만, 젊은 나이도 아니고 일부 인사는 팔순이 다되어 가는 나이에 대담하게 감행하는 변절과 배신을 보면 추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람들이 젊었을 때의 욕심은 야망(野望)이라고 하지만, 늙어서의 욕심은 노욕(老慾)이라고 할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나 싶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정치인들은 특별한 사람들이며 특별히 얼굴이 두꺼워야 함은 물론 배신은 기본 옵션으로 갖춘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오해할까봐 걱정된다.

  바야흐로 내년 6월 지방선거가 1년도 못 남았다. 기자가 주재하는 익산지역도 전북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시장에 출마할 의사를 두고 물밑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인사가 너무 많다.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사람은 8~9명에 이른다. 현 시장을 비롯하여 전·현직시·도의원, 행정관료와 법조계 인사, 시민단체 대표 등 다양하다.

  최근 도내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이 현 시장의 3선 도전을 반대하는 시민이 다수 이르고 있기 때문에 도전하는 인사들의 면면도 다양한 것 같다. 지금까지 민주당의 독점무대였던 상황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50%가 넘는다고 하니 안철수 신당 쪽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입지자들도 많다고 한다.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가 바로 ‘배신’이라고 한다. 배신이란 서로 간에 이루어진 신의와 믿음을 깨버리는 것이다. 그 저변의 변명으로는 정의를 위해서, 사랑을 위해서, 진실을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국가를 혹은 민족을 위해서 등등이 있지만 그래도 배신은 배신이다.

  한번 배신한 사람은 두 번 배신하는 것도 쉬워지고, 친구를 배신한 사람은 혈육을 배신하고, 당을 배신하고서는 국민도 국가도 배신을 할 수 있다. 배신자들의 모임은 서로를 믿지 않기 때문에 단결되기 힘들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배신한 사람 자신도 배신을 당한다는 것이 배신의 속성이다.

  어찌된 일인지 배신자들이 날뛰는 세상이다. 특히 정치판에 배신자들이 유난히 많다. 이런 말도 있다. ‘한번 배신당하는 것은 배신자의 잘못이지만 두 번 배신당하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다.’ 말을 바꾸면 출마자에게 한번 배신당하는 것은 출마자의 잘못이지만, 두 번 당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잘못이라고 비유해 볼 만하다.

  민주주의의 원칙에는 정당정치가 있고, 또 그 기초에는 ‘믿음과 신의’가 있다. 이 기초의 파괴가 점차 다반사가 되어 가는 ‘배신의 계절’에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해야 할지 모두가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내년 지방선거 입지자들도 한번 쯤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과연 나는 공인으로서 다른 사람을 배신한 일은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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