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없이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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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없이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1>
  • 허성배 칼럼니스트
  • 승인 2013.09.1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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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비싸요. 8백 원만 받으세요.”  “안됩니다. 천 원에 팔았습니다.”
 “그렇게 주셔도 되겠네요. 자. 거스름돈 주세요.” “아이고 안 되는데. 어찌 그라요?”

 한참 망설이며 돈주머니를 끄르는 장사 아주머니의 거멓게 그을린 피곤한 얼굴과 메마른 손가락 마디마디가 강하게 손님의 시선을 파고든다.
 파 한 단을 구겨진 비닐봉투에 소중히 넣어 주면서 건네주는 거스름돈. “아줌마” 천원에 그냥 가져갈래요?“
 거스름 동전을 건네주며 돌아서는 손님의 등 뒤에 들려오는 지친 목소리 “고맙습니다.”
 필자는 우연히 이 광경을 보고나니 괜스레 가슴이 시려오는 듯한 감격에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온종일 전주 중앙. 남부 시장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햇살에 바랜 얼굴들에겐 좀 더 넉넉한 마음을 줄 수 있을텐데..... 서민층 가족들은 적은 월급을 쪼갤 수 있는 데까지 쪼개 써야하는 절실함 때문이지만 가끔은 자신보다 더욱 힘들게 보이는 사람들의 삶에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너무 야박스러운 것 같아 마음이 아플 때가 많은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들은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호화스런 백화점에서 거만한 태도로 비싼 물건을 비싸다는 말 한마디 없이 돈을 물쓰듯이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장바닥에서 몇 백원을 가지고 실랑이를 벌이는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는 안타가운경우도 있다. 그런 부(富 )의 편중에서 오는 많은 갈등과 부조화를 곧잘 느끼며 살아가기에 TV화면에 나타나는 세태의 풍속도 속에서도 지나친 사치의 과시는 일종의 죄악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아름다운 것은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게 하고 기쁘게 한다. 아름다운 옷을 입는 것은 자기만족을 위해서도 입지만 남이 아름답게 보아주기 바라는 마음으로도 입는다.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일은 참으로 값진 삶이다. 사무실에 앉아 오는 사람에게 친절히 안내하는 일도 남에게 향한 따뜻한 마음씨도 곧 아름다운 일이다.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우리 생활양식이 고도로 변화되어 생활 속의 규제도 복잡해져서 옛날에 존중하던 미덕은 사라지고 바쁜 생활환경에서 퉁명스럽고 거친 말씨며 난폭한 행동과 우발적인 사고들이 우리들로 하여금 겁에 질려 질식하게 만드는 현실이다.
 자신만을 위하여 사는 세상. 남이야 불행하던 죽어가든 상관하지 않고 본능대로만 사는 현실을 직시하고 인격. 교양. 품위 등 인간의 근본대로 바르게 실천하는 아름다움이 실현 되어야만 할 것이다. 가난을 슬퍼하는 사람에게 물질의 욕심은 당연할 것이며 세상의 사물에 탐욕적인 사람이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참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삶의 자세일 것이다.
 여기 가난한 어느 택시운전 기사의 미담을 소개하려 한다. 손님이 깜빡 잇고 놓고내린 두툼한 돈 뭉치를 그 운전기사는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집으로 돌아와 세어 보았더니 4천만 원이나 되는 거금이었다. 돈뭉치를 감추어두고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이틀씩이나 집에 누워 있었다. “이제 5백만 원짜리 전세집을 면하게 되는구나. 하느님이 일평생 벌어도 못 만질 큰돈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라고 되뇌며 “2천 5백만 원으로 집 사고 백만원은 처자 옷사고 남은돈은 저축 해 두었다가 애들 대학 보내고.... 이제 가난을 면하는 구나” 하면서 한창 부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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