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들 식량 전쟁 대비 농지확보에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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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들 식량 전쟁 대비 농지확보에 초비상
  • 허성배 칼럼니스트
  • 승인 2013.09.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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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식량자급률은 28.4% (2012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권. 우리는 세계 2위의 곡물 수입국 인데 수입량을 모두 국내 자급으로 환산할 경우 농지가 367만ha 가 필요하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농지 면적 (173만 7000ha)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실정이 이러한데도 국내 농지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 15년간 매년 전용된 농지 면적만 평균 1만 6000ha인데.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158만ha로 농지가 줄고 식량 자급률은 23%로 하락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0년 자급률 30%” 달성을 위해 설정한 경지면적 165만ha는 붕괴 되기에 십상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세계 강대국들은 벌써 오래전부터 농지 확보에 혈안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움직임이 빠르다. 2007년까지 식량자급률이 95~100%에 달했지만 2008년 이후 수입량이 수출량보다 많아져 식량 순 수입국으로 전락하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중국정부는 전국 5,000만t 식량 증산 계획을 통해 식량 생산 능력을 현재 5억t 에서 5억5000만t 으로 늘리고 경지면적도 2억2000만ha를 더 확보 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역시 9000만t에서 2억 5000만t 을로 곡물 생산량을 늘리고 농경지 관리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이뿐 아니라 강대국들은 식량 전쟁에 대비. 나라밖의 우량농지에 눈독을 도려 농지확보를 위해 개발도상국들의 땅을 사들이는 데 혈안이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식량 전쟁은 시작된 것 같다.
 미국은 수단에서 40만ha. 일본은 브라질에서 20만ha. 중국은 잠비아에서 200만ha의 농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필리핀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례다.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의 벼 재배면적과 연 2회 수확에다. 벼 연구분야에서도 세계적 명성을 누리던 필리핀이 어쩌다가 세계 최대 쌀 수입국으로 전락했고. 쌀이 부족해 폭동 (2009년)까지 일어나게 되었을까? 이른바 “비교 우위론“ 탓이다.
 쌀 최대 수출국으로 여유를 부리던 필리핀 정부는 타이 나 베트남 등 주변국에서 쌀을 수입해다 먹으면 더 싸다는 논리에 빠져 국내 농정에 소홀했다. “나비가 날면 태풍이 온다는” 국제 골물 시장의 특성을 간과한 것이다. 자기 나라가 먹을 쌀은 스스로 자급자족 해야 한다는 교훈에 따라 최근 필리핀은 뒤늦게 범정부차원에서 농업에 최대규모의 투자를 쏫고 있다고 한다.
 최근 쌀값이 1990년대 이후 최저점을 찍은 가운데 쌀 의무수입 물량을 줄이고 2014년까지 유예된 관세화 시기를 앞당기자는 논의 위기가 닥칠지 정부 당국은 생명과도 같은 철저한 곡물 관리는 물론 고도의 농사정책과 아울러 식량 수급계획을 안보차원에서 중대한 지혜를 모으는데 한 치의 착오도 없이 고민해 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추진한 기업도시. 혁신도시 등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2만 4666ha에 달하는 농지가 사라진 2007년 최고점을 찍었고. 지난해까지 다시 2만 2680ha에 달하는 농지가 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농지잠식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이명박 정부들어 6만 6000ha의 농지가 농업진흥 지역에서 해제된 데 이어 경사도 15% 이상인 한계농지 (20만 6000ha)에 대해서도 규제가 대폭 풀렸다.
  앞으로는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도 농지를 매입. 전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농지가 얼마나 없어진다는 소리인가? DJ.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때까지 개발이나 규제 완화로 인해 농지가 살아지거나 전용 대기 상태에 있거나 전용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모두 합하면 86만ha의 농경지가 살아질 위기에 놓여있다.  전체농지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당장 벌어질 사태는 아니지만 “땅”을 향한 이런 “조용한 파괴”는 우리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는 중대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어느 농정에 대한 전문 교수는 “앞으로 농촌이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들의 주말농장이나 전원주택지로 ”세컨드 하우스“ (Second House 여가주택) 개념이 일반화되면 농지는 거대한 주말 놀이터로 전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경고 한 점을 정부의 농정당국은 심각하게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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