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차 막는 '양심불량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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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급차 막는 '양심불량車'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4.02.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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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소방차는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화재발생 등 사고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하는 긴급구난 차량이다. 한마디로 일분일초를 다투는 차량인 것이다.
초기에 불길을 잡지 못하면 재산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인명피해까지 대형 참사로 이어지므로 소방통로에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빽빽이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부분 주택가 골목길이나 아파트 단지 내 도로는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다닐 만큼 비좁다. 시장의 경우도 쌓아둔 물건이 소방차 진입을 방해해 대형화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아파트 단지의 경우 소방차 주차구획선 안에도 차량들을 주차해 놓고 있으며, 이를 통제해야 할 관리사무소 마저 나 몰라라 하고 있어 주민들의 안전 불감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소방대원들의 업무를 소재로 한 한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이 방송된 직후 인터넷상에는 분노의 글이 빗발쳤다.
방송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 추돌 사고에서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한 여성환자를 병원으로 긴급 이송하는 장면을 담았는데 도로를 꽉 메운 차량들은 길을 양보하기는커녕 긴급차량 앞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결국 11㎞를 이동하는 데 30분이 넘는 시간이 걸리고서야 가까스로 병원에 도착했다.'생명로'로 불리는 소방출동로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이 도입되고 있지만 도로 위의 양심불량 차량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 소방차 출동시간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긴급출동 소방차의 5분 내 현장도착률은 58.5%로 지난 2011년의 72.1%에 비해 13.6%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주요 도시의 교통량이 오히려 소폭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소방차 출동 지연의 주요 원인은 길을 비켜주지 않는 차량과 불법주정차 차량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일선 소방서 관계자들은 "긴급출동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체증 시간대에 좀처럼 길을 양보하지 않는 차량들과 골목 등에 세워진 불법주정차 차량들 때문"이라며 "사이렌을 울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만 가면 된다는 운전자들이 대다수"라고 말하고 있다.소방차나 구급차의 긴급출동이 늦어지면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각종 사고발생건수 대비 인명피해 비율은 지난 2011년 4.2%에서 2012년에는 5.1%, 2013년(1∼8월) 5.2%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화재발생 건당 재산피해액도 584만 원에서 1157만 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소방차량 출동 지연으로 인명 및 재산피해는 증가한 반면 길을 가로막는 차량에 대한 단속 실적은 미미하다. 지난 2012년 긴급자동차 양보의무 위반 단속건수는 52건에 불과했으며 2013년에도 8월까지 36건에 그쳤다.
몇 분 몇 초의 시간차이로 인명과 재산피해 규모가 달라진다. 긴급출동을 가로막는 차량들을 적극 단속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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