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축산물 취급업체 적발 알바생 활약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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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축산물 취급업체 적발 알바생 활약 빛났다"
  • 투데이안
  • 승인 2010.02.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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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오리고기 가공업체가 유통기한을 넘긴 제품을 취급해 적발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게 된 것은 아르바이트생(정읍시·20)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뉴시스 취재팀은 지난 3일 정읍 고부면 농공단지에 있는 축산물 가공업체를 정읍시 축산유통 단속반과 동행, 1시간여 조사 끝에 냉동창고에서 문제의 제품을 찾아내자 항간에서는 취재 경로에 대해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제보자 A군에게서 전달받은 정읍시 축산유통 단속반은 전날 오전 해당 업체에 대해 첫 조사를 벌였고, 당일 오후 다시 전북도 단속반에 의해 현장을 조사했지만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렇게 적발이 무위로 돌아가자 단속반은 한때 악의적인 거짓 제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였다. 하지만 제보자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다시 본보 취재팀을 찾아 다음날 세 번째 조사끝에 증거물을 찾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두 번째 조사도 실패로 돌아갔다는 말을 전해 들은 상황에서도 증거물이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진 것이다.

이에 대해 A군은 "너무 많은 양의 오리고기를, 그것도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 심하게 변색된 오리고기를 만지작 거릴때 너무한 것이라 생각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고기가 시중에 유통돼서 일반 소비자가 먹으면 괜찮겠느냐는 질문에 해당 업체 종업원들이 먹어도 죽지 않는다고 했고, 이렇게 다른 제품과 섞어 납품되면 아무도 모른다"라고 말한 사실을 떠올리며 지금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군은 지난달 기숙사비 마련을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가 우연한 기회가 돼 해당 업체에서 지난달 15일부터 약 2주간 알바에 열중했다.

그가 실시한 작업은 중량 선별작업과 더불어 유통기한이 지난 오리고기의 포장에 붙어있는 라벨떼내기 작업을 하면서도 마음은 항상 내키지 않았다.

A군은 자신이 일하고 있는 업체의 불합리한 점을 세상에 알린다는 사실에 부담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일먼저 머리속에 떠오른 것은 이 사실이 적발되면 자신은 알바를 그만 둬야 하고, 그렇게 될 경우 3월에 입학할 대학 기숙사비용을 챙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숙사비 마련은 뒤로하고 먹거리에 대한 안전의식을 갖게 한다는 것이 자신의 책임감으로 다가오면서 결국 큰 결심을 하게 됐다.

그는 "앞으로도 잘못된 일이 있으면 사회에 알릴 것이다. 대학에서도 이런 생각을 버리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해 군부대에 입대해 충실한 국군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A군은 "뉴시스 기사를 본 네티즌들이 수백개의 댓글을 달아놓은 것을 보니,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되뇌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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