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댐 수몰민 애환과 추억 담긴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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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댐 수몰민 애환과 추억 담긴 사진전
  • 조민상 기자
  • 승인 2014.07.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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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군 용담호사진문화관 세번째 전시회
     
 
     
 
     
 

만수위 때 수표면적이 36.24㎢에 이르는 인공호수 용담호는 높이 70m, 길이 498m의 용담댐이 축조되면서 만들어진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다목적댐이다.

 

1990년에 사업을 시작해 총사업비 1조5,889억 원, 연인원 130만 명이 투입된 대규모 공사였다. 현재 용담댐은 전주를 비롯한 익산·군산·완주·김제 등 전북지역 일원과 충남 서천 등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이 댐은 진안읍, 상전면, 용담면, 안천면, 정천면, 주천면 등 1읍 5면 68개 마을을 수몰시켜 만들었다. 그 마을에 살던 2864가구 1만2천명의 이주민은 고향을 뒤로 하고 새로운 터전으로 떠났다.

/편집자주

 

진안군 용담호 수몰민들의 애환과 추억을 담은 '용담호 사진문화관'이 세 번째 전시회를 준비했다. 오는 지난 9일부터 오는 추석 전까지 ‘물이차도 안나간다’를 주제로 120여 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용담호 사진문화관은 용담댐 건설로 인한 수몰민의 향수를 달랠 수 있는 공간이다. 진안군이 정천면 모정휴게소를 고쳐 사진문화관으로 바꿨고, 이철수 사진작가가 6년간 촬영한 용담댐 수몰사진과 유물을 보관 ·전시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철수 씨는 주민들의 댐 반대 투쟁이 시작된 1995년부터 댐이 준공된 2001년까지 6년에 걸쳐 변해가는 마을의 모습을 2만 4천여 장의 흑백사진에 담았다. 수몰현장에서 생활용품 2,300여점도 수집했다.

 

지난해 9월 ~ 올해 2월까지 열린 1차 전시회는 ‘물에 잠긴 고향, 사진에 남은 사람’을 주제로 40여 점의 작품을 전시했고, 올 2월~5월까지 열린 2차 전시회는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주제로 40여점을 전시했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9일 ~ 9월 6일까지 연다. ‘물이차도 안나간다’를 주제로 전체 작품 중 120여 점을 선별해 전시한다. 이 전시회가 끝나면 갈등, 이별, 철거, 담수, 준공, 향수 등을 테마로 한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사진과 함께 이씨가 작품활동을 하며 수집한 수몰민들의 유물 2300점이 사진문화관 2층에 전시돼 있다. 문패부터 일기장, 땅문서, 족보 등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일제시대 용담댐 건설을 반대하는 탄원서와 농지상환문서 등 2300점에 달한다.

 

이씨의 작품에는 이주하거나 철거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험악한 광경, 눈물로 달래는 이별의 아픔, 수몰민들이 그리워할 고향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있다.

 

농부의 일상사, 마을 산천과 집, 물장구 놀이하던 냇가와 동네앞 들녘, 낡았지만 정겨운 마을회관과 오랜 세월 풍파를 견디고 우뚝선 당산나무 등을 차곡차곡 담았다.

 

다 허물어져 내린 집 앞에서 막소주를 들이켜는 할아버지의 슬픈 표정, 이삿짐을 쌓아놓고 이웃들과 눈물의 인사를 하는 사람들 등 수몰민들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다.

 

이철수 작가는“앞으로 수몰민의 투쟁, 갈등, 이별, 철거, 담수, 준공, 향수 등 갖가지 테마로 엮어 매년 3~4회의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며 “지속적인 전시회를 통해 수몰민의 향수를 달래주고 전국 60여개 사진학과 대학생과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찾아와 사진촬영, 필름현상, 사진인화까지 체험할 수 있는 진안군 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철수 작가는 늦깎이 사진작가다. 광주공고를 졸업하고 전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81년 안정된 직장생활을 버리고 사진작가의 길을 걸었다. 나로도 여행도중 시골아이들이 농구하던 광경을 찍은 사진을 일간스포츠에 출품, 금상을 수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한국사협 회원으로 활동했지만 사진학 공부에 대한 열망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92년 서울예전 사진과에 뒤늦게 입학, 육명심 교수로부터 다큐멘터리 사진을 공부했다. 졸업 후 뛰어든 첫 작업이 용담댐 수몰민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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