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무조건 흡연 탓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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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무조건 흡연 탓 이라고?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4.11.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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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국립암센터는 흡연관련 보도자료를 공개했다.
‘비흡연자 여성의 폐암 발생률 증가해’라는 제목이었다. 요지는 최근 15년간 폐암수술을 받은 여자 환자 가운데 88%가 비흡연자였다는 것이다. 또 남녀 전체 폐암 발생 추이를 보면 남성은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여성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한 언론 내용에 따르면 암센터 원장은 “폐암 예방을 위해 금연과 간접흡연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자료에는 여성 폐암 발생 추이와 흡연 경력 유무만 나왔을 뿐 간접흡연이 주요 원인이라는 어떠한 객관적 근거도 없었다고 이 언론은 지적한다.
폐암의 경우 흡연 이외 다양한 요인 탓에 복합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은 이미 의학계에선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을 뻔히 알고 있는 국립암센터는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놓으면서 흡연 이외 다른 원인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 국립암센터의 이노우에 마나미 박사는 지난 2006년 미국 흉부의학학회 학술지 체스트(Chest) 10월호에 낸 연구보고서에서 “폐암은 흡연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력이 커다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13년에 걸쳐 중년 이상 남녀 10만225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분석 결과였다.
그는 특히 “폐암환자의 직계 가족은 남성보다 여성이 폐암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고, 흡연 여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의 분석도 사뭇 다르다.
지난 2005년 8월호에 미 흉부학회 의사들을 통해 정리한 ‘흡연과 폐암에 관한 5가지 질문과 답변’ 기사를 보면, 미국에서도 비흡연 여성의 폐암 발병률이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을 적었다.
대신 그 원인으로 여성의 호르몬 변화를 꼽았다.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변화로 암 발병 위험이 남성보다 높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주택에서 방출되는 ‘라돈 가스’에 노출되는 시간이 남성보다 여성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폐암 발병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백효채 교수팀은 10년동안 폐암치료를 받은 환자 5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예후가 좋지 않은 선암 발병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나 많았다고 했다.
선암의 경우 주로 비흡연자에게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여성들이 요리를 많이 하면서 가스와 불, 음식 연기 등을 지속적으로 흡입해 선암 발병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폐암을 둘러싼 의학계의 연구들은 대체로 흡연과의 상관관계를 따지는 것보다 다양한 위험변수를 찾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유는 세계적으로 흡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폐암 환자는 날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국립암센터의 자료를 보지 않더라도 폐암환자의 상당수가 비흡연자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결국 국립암센터의 이번 연구결과는 그리 새롭지도 않았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발표한 이후 여론의 후폭풍을 절감하고 있는 듯하다.
많은 국민은 뻔히 보이는 증세를 국민건강으로 포장하는 모습에 실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 등은 여전히 왜곡되거나 편향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지는 않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솔직해지면 된다. 국민건강 때문에 담뱃값을 올리는 것보다는 당장 나라 곳간 사정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또 과거 부유층이나 일부 대기업에만 돌아갔던 세금감면 특혜부터 거둬들이겠다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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