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기둥이 24개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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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기둥이 24개인 이유는?
  • 투데이안
  • 승인 2011.01.1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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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번지의 국회의사당은 건물면적 8만1452㎡에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의사당 건물로는 동양 최대의 크기와 면적을 자랑한다.

국회의사당에서 로봇 태권브이가 등장(?)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것도 둥근 돔 형태의 지붕이 가진 외형적 특징 뿐만 아니라, 처마 역할을 하는 수평의 파라펫(평판 석조물)과 이를 지탱하며 줄지어 서있는 기둥의 크기가 로봇을 숨길 수 있을 정도로 막대한 크기이기 때문이다.

6년간의 공사 끝에 1975년 완공된 국회의사당 건물에는 총 135억원의 건축비가 투입됐다. 당시 예산 규모가 약 1조3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해 예산의 1%가 넘는 대공사였다.

순수 국산 자재와 국내 기술로 완성된 국회의사당에는 그 기둥 하나에도 설계단계에서부터 숨겨진 의미를 담고 있다.

국회의사당에는 앞쪽과 뒤쪽 각 8개와 양 옆 4개씩 모두 24개의 기둥이 있다.

기둥의 비율과 외형은 경복궁의 경회루 석주(石柱)를 본뜬 것으로 24개는 곧 24절기를 의미하고 우리나라 전국을 상징하는 전국 8도(道)에 맞춰 전면에 기둥 8개를 배치하도록 설계됐다.

국회의사당의 국회의원들이 1년 24절기 내내 항상 전국 8도의 국민들을 생각하라는 뜻을 담은 것이다.

24개의 기둥 위에 얹힌 원형 돔 지붕은 각기 다른 의견들이 대화와 토론을 통해 원과 같이 하나의 결론으로 통합된다는 의회정치의 본질을 상징한다.

국회의사당 기둥에는 고구려의 고분벽화나 고려시대 대표건물인 부석사 무량수전에서도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배흘림' 건축양식이 사용됐다.

배흘림 양식은 기둥의 중간을 굵게 하고 위쪽과 아래쪽을 점차 가늘게 하면서 구조의 안정과 착시현상 교정을 꾀한 전통 건축방식이다.

국회의사당 기둥의 맨 윗부분은 정팔각형 모양이고 기둥 아래쪽은 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이다. 기둥에 가까이 다가가서 위쪽을 올려다보면 점점 폭이 두꺼워지지만 몇 발짝 떨어져 여러 개의 기둥을 동시에 쳐다보면 두께가 일정하게 보이는 착시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국회 사무처의 김종해 자료조사관은 "국회의사당의 설립 준공기에 '통일을 기원하는 민족의 전망대요, 번영을 약속하는 역사의 증언탑'이라고 적혀 있듯이, 국회의사당은 설계 당시부터 단순한 건물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건물을 지탱하는 기둥처럼 국회도 민주주의와 국민을 지키는 버팀대로 영원히 기억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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