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도민에게 드리는 김완주지사의 편지[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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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도민에게 드리는 김완주지사의 편지[전문]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1.04.15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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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도민 여러분!

LH 분산배치 관철을 위한 범도민 비상시국을 선포한 지 오늘로 9일째를 맞이합니다.

지사직을 수행하면서 가난한 집의 가장이 얼마나 서럽고 뼈에 사무치는가, 요즘처럼 절실하게 느껴본 적도 없습니다.

가난만큼은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기에 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머리를 깎아서 LH를 가져올 수만 있다면 열 번이라도 깎을 것이고, 밥을 굶어서 LH를 가져올 수만 있다면 주저 없이 굶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

물론 저도 200만 도민의 지사이기 이전에 한 딸자식의 아버지입니다.

딸자식 결혼식을 앞두고 머리를 깎는 아버지가 세상에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나 저에게는 200만 식솔이 딸려 있고, 저는 그 식솔들을 먹여 살려야 할 가장입니다.

먹고 살게 해달라는 식솔들의 간절한 눈빛을 어찌 한 순간인들 잊겠습니까?

지난 9일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모두 뜨겁게 응답해주셨습니다.

범도민 비상대책위원회와 시장군수님, 도내 국회의원님과 도의원님은 말할 것도 없고, 남부시장 민수 아버지부터 회사원 희철 씨까지, 전북도민이라면 누구나 LH 분산배치를 위해 힘을 모아 주셨습니다.

고립무원에서 천군만마를 만난 듯 힘이 솟았습니다. 백척간두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힘을 느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 되는 위대한 단결의 힘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북도민들의 간절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여전히 불리합니다.
 
최근 언론보도로 볼 때 LH 경남 밀어주기는 점점 확연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공신력 있는 자리에서 언급했던 약속을 일거에 부정하고, 말도 안 되는 효율성 논리를 내세워 경남으로 몰아가려는 것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안 준다고 했으면 모를까, 준다고 했다가 다시 뺏는 것처럼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애초에 배정받은 우리몫을 가만히 앉아서 빼앗긴다면 그처럼 무기력하고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래서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합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12월 궐기대회에서 “전주에서 안 되면 서울로, 서울에서 안 되면 국회로 달려가겠다”고 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인 18일, 드디어 서울로 갑니다. 국회로 갑니다. 전주에서 출정식을 갖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향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열정, 우리의 각오, 우리의 의지, 우리의 땀과 눈물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도민 여러분, 힘을 모아 주십시오!

우리는 이제 그 누구를 믿기보다는 오로지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합니다.

30년간 소외받고 차별받아온 서러움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앞으로 전북 역사에서 더 이상 도민의 대표인 지사가 삭발하는 일이 없도록 우리의 힘을 키워야 합니다.

LH본사 분산배치는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더 크게 단결시킬 것입니다. LH 분산배치가 이뤄지고 전북몫을 당당하게 찾는 그날까지, 지금 잡은 손 놓지 말고 끝까지 함께 갑시다. 감사합니다.

2011. 4. 15

전북도지사 김 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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