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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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20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2.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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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 돌아왔다. 안타깝게도 지난 1월 6일 첼시와의 리그컵(카라바오컵) 4강전 1차전 경기 후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손흥민이 돌아온데 이어 복귀 두 경기 만에 골망까지 갈랐다. 2월 10일 04시 45분(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에서다.
이는 부상 복귀 후 첫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이 쏘아올린 올해 첫 골이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은 20대 중반 부상으로 은퇴한 프로 축구선수(37경기 7골) 출신이다. 그는 지난해 펴낸 자서전에서 손흥민의 골에 대해 “슈팅 연습만 3년을 한 결과”라고 말한 바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쉽게쉽게 넣은 것처럼 보이는 골은 경기 상황에서 운 좋게 터트린 것이 아니다. 한 골당 수많은 노력의 시간이 들어가 있고, 그래서 ‘저축하고 저축한 것을 빼먹는 것’에 비유”(한겨레, 2021.11.5.)한 전언도 있다.
아무튼 손흥민이 EPL에서 골을 넣은 것은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손흥민은 EPL 9골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서 넣은 1골을 더해 2021∼2022시즌 10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다.
손흥민의 복귀전은 2월 6일 05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FA컵 32강전 브라이튼과의 경기다. 한 달의 부상 공백이 있었나 할 정도로 손흥민의 몸놀림은 거의 경기를 지배할 만큼 가벼웠다. 선제골에 기점 구실을 했고, 후반에는 특유의 질주 본능을 과시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손흥민이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는 얘기다. 팀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복귀 후 2경기에서 4골에 관여했다. 토트넘이 기록한 골이 5골인 것을 고려하면, 토트넘의 공격은 손흥민에서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얼마나 잘하면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은 ‘톱’이 아니라 ‘톱톱’ 플레이어다. 경기장에서도 훈련장에서도 언제나 그는 최고다. 그와 함께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극찬했을까.
일단 손흥민이 한 달여 회복기간을 통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게 다행이고 반가운 일이다. 나아가 팀의 승리에 기여하거나 패한 경기에서도 골을 넣는 등 부상 이전과 같은 활약을 펼쳐 ‘역시 월드 클래스 손흥민’ 하는 생각을 새삼 다시 갖게 한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을 알리면서 “참 이상한 일이다. 손흥민이 (경기날은 멀쩡했는데) 경기 다음날 갑자기 다리 근육에 통증을 느꼈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친 바 있다. 부상 전문가 벤 디너리는 1월 15일(현지시간) 영국 ‘풋볼 인사이더’를 통해 “경기를 마친 뒤 24시간에서 48시간 후에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손흥민은 굉장히 강한 선수다. 감독이 요구하는 걸 잘 수행해내기도 한다. 지난 세 시즌 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한 시즌 당 평균적으로 60경기를 뛰었고, 대표팀 합류를 위해 오간 거리도 220,000km 이상이 된다. 그런데도 출전 기록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라며 이번에도 빠른 회복이 가능할 거라고 기대했다.
한편 토트넘의 EPL 25라운드 울버햄튼과의 경기는 2월 13일 오후 11시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2019년 완공 이후 토트넘은 이 곳에서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울버햄튼에게 0대 2로 패했지만, 경기를 이틀 앞둔 2월 11일 BBC는 흥미로운 기록 하나를 소개했다. 바로 손흥민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 득점 기록이다. 
BBC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3년 간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서 23골 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득점의 경우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 최다 득점자다. 토트넘은 세계 최고의 리그로 꼽히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상위권을 다투는 팀이다. 당연히 숱한 재능있는 선수들이 거치는 클럽이다. 손흥민이 그런 클럽 새 홈구장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
영국 ‘플래닛 풋볼’은 1월 21일 토트넘이 높은 이적료를 투자한 선수들 중 최악의 결과를 낸, 최고 활약을 보인 10명을 발표했다. 10위로 갈수록 금액 대비 최악이었다는 뜻이라는데, 손흥민이 1위를 차지했다. 1위에 가까울수록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는 말이다.
해당 매체는 “토트넘 팬들은 명단 중 손흥민만 만족스러울 것이다.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에서 2700만 파운드에 이적했다. 이후 월드 클래스로 성장해 공식전 305경기에 나서 116골을 넣었다. 토트넘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다. 모두가 손흥민을 좋아한다. 토트넘 전설의 길을 가고 있다”고 평했다.
콘테 감독 극찬처럼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다. 데뷔때만 해도 적응하지 못해 방출설이 거론됐으나 다음 시즌부터 맹활약하며 토트넘 중흥기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시즌엔 잉글랜드 프로축구 선수협회 선정 시즌 베스트 일레븐에도 뽑혔다. 올 시즌 손흥민은 공격진 중 유일하게 제 활약을 하며 위기의 팀을 구해낸 월드 클래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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