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과 황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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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과 황의조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2.2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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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2도움 등 기쁜 소식은 따로 말하기로 하고 여기선 다른 이야기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독일 분데스리가의 RB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튼으로 임대된 황희찬의 완전 영입 소식이 전해졌다. 울버햄튼과 라이프치히가 이적료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현지 전문가들은 1600만 유로(약 216억원)쯤이라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버햄튼은 “현재 황희찬은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중략)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하며 팀에 큰 임팩트를 남기고 있다”라며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으며, 교체 투입된 첫 경기에서 득점하며 팀의 시즌 첫 승리를 이끌었다”고 했다. 5개월간 울버햄튼에서 뛴 황희찬이 별다른 적응 기간 없이 완벽하게 팀에 적응했고 에이스로 거듭났음이 확인된 셈이다.

울버햄튼의 스콧 셀라스 테크니컬 디렉터가 “새로운 영입을 할 때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기를 예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황희찬은 바로 우리가 원하던 선수임을 증명했다. 빠르게 안착해 인상을 남겼다”라며 “선수단 뿐만 아니라 구단 전체에 정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라고 엄지를 치켜 세운 데서도 알 수 있다.
사실 황희찬의 완전 이적은 예상을 뛰어 넘는 조기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울버햄튼이 겨울 아닌 여름 이적시장에 완전 영입 옵션을 발동할 것으로 내다본 현지 매체들 보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트넘·리버풀 등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단들도 황희찬에 관심을 나타내자 빠른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울버햄튼은 트위터·인스타그램 등 구단 공식 소셜네트워크 채널을 통해 황희찬의 사인이 담긴 19초 분량의 영상과 함께 “긴 여정을 함께 떠납시다”라는 한글 문구로 완전 이적을 축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희찬 개인은 물론 국민의 한 사람으로 흐뭇하고 대견스럽고, 또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황희찬은 자신의 완전 이적에 대해 “2026년까지 울버햄튼과 함께 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 환상적인 동료, 훌륭한 감독님과 팀을 위해 뛸 수 있어 기쁘다”라며 “처음 이곳에 온 순간부터 (모두가) 많은 도움을 줬고, 덕분에 축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 황희찬이 마침내 부상에서 돌아왔다.
2월 13일 밤 11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다. 비록 추가시간 포함 14분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12월 16일 부상 이후 거의 2개월 만의 공식 경기 출전이다. 2월 21일 01시 05분 열린 레스터시티전에서도 후반 13분부터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대신 팀이 두 경기 모두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한편 프랑스 보르도의 황의조는 1월 23일 열린 프랑스 리그1 스트라스부르와의 22라운드 홈 경기(마트뮈 아트란티크)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한 경기에서 무려 3골이나 넣은 황의조는 후반 추가시간 교체됐다. 보르도 팬들은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황의조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황의조의 해트트릭은 프랑스 무대 이적 후 처음이다. 해트트릭을 작성한 황의조는 리그1 통산 77경기 27골로 박주영(울산 현대)이 갖고 있던 아시아 국적 선수 최다 득점 기록(91경기 25골)을 다시 쓰기도 했다. 박주영보다 무려 14경기나 앞당긴 기록이다.
보도를 종합해보면 황의조의 해트트릭은 프랑스 무대 이적 후 처음이다.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독일·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로 한정하면 손흥민(토트넘)과 구자철(알 아라비) 이후 3번째다. 개인 커리어를 통틀어도 정규리그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의조는 감바 오사카(일본) 시절이던 지난 2018년 6월 9일 J리그 컵대회에서 주빌로 이와타전(3대2 승)에서 한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서는 3번 있었지만, 그러나 성인대표팀은 아니었다. 와일드카드로 올림픽대표팀 일원으로 나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바레인(6대0 승)전과 우즈베키스탄(4대3 승)전, 그리고 지난해 7월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온두라스(6대0 승)전에서 3골을 넣었다.
황의조는 2019년 7월 보르도 입단 첫해 6골, 지난 시즌에는 12골을 넣었다. 올해도 해트트릭에 힘입어 9골을 기록중이었는데, 2월 14일 01시 05분열린 2021-22 프랑스 리그1 24라운드 랑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0호골을 터트렸다. 팀이 랑스에 2대 3으로 져 빛이 바랬지만, 황의조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황의조의 물오른 감각은 1월 27일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 1대 0 결승골의 주인공은 조규성이지만, 황의조가 올린 크로스가 있었기에 가능한 골이어서다. 다만, 2월 21일 01시 05분 열린 모나코전(1대1)에서 황의조는 공격 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쳤다. 그럴망정 13경기나 남아 있어 지난 12골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황의조 두 선수의 역대급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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