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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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74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04.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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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지난 번 글 ‘월드 클래스 손흥민73’(전북연합신문, 2024.4.3.)은 “손흥민이 3대 1로 이긴 32라운드 노팅엄전에서 도움 소식을 전해왔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끝을 맺었다. 이제 그 이야길 본격적으로 해보자. 토트넘은 4월 8일 새벽 2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홈경기에서 3대 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13분 동료에게 패스했고, 그가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가르면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15골 9도움을 작성했다. 도움 갯수를 9개로 늘리면서 손흥민은 올시즌 EPL 도움왕 가능성에 바짝 다가섰다.

엑스포츠뉴스(2024.4.8.)에 따르면 현재 EPL 도움 1위는 10개를 기록한 파스칼 크로스(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다. 바로 뒤에서 손흥민이 1개 차이로 맹추격 중이다. 통산 3번째 EPL ‘10골-10도움’을 목전에 둔 손흥민은, 그야말로 새 역사를 쓰기 일보 직전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후 총 두 번(2019-2020, 2020-2021시즌) 10-10을 달성했다. 2019-2020시즌 때 손흥민은 리그 11골 10도움을 올렸다. 2020-2021시즌엔 리그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득점왕을 차지했던 2021-2022시즌에는 23골이나 넣었지만 도움은 7개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부진 속에서도 리그 10골을 기록했으나 도움은 6개에 불과했다. 앞의 엑스포츠뉴스에 따르면 EPL 역사상 10-10을 두 번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티에리 앙리(아스널)·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등 9명뿐이다.
 만약 손흥민이 도움 하나를 더 추가해 EPL 통산 3번째 10-10을 달성한다면 첼시 레전드 디디에 드로그바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통산 4회는 에릭 칸토나(리즈/맨체스터 유나이티드)·프랭크 램파드(첼시)·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등 3명이다. 웨인 루니(맨유)가 통산 5회로 가장 많이 10-10을 달성했다.
 또한 손흥민이 도움을 추가하면 토트넘 구단 역사도 새로 쓰게 된다. 1992년 EPL이 출범한 이후 토트넘 소속으로 리그 10-10을 3번이나 달성한 선수는 전무하다. 월드 클래스 공격수이자 토트넘 레전드 중 한 명인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도 EPL에서 10-10을 달성한 건 딱 한 번(2020-2021시즌)뿐이다.
이런 손흥민에게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역대급 찬사를 보낸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앨런 파듀 감독이다. 마이데일리(2024.4.10.)에 따르면 파듀 감독은 영국 출신으로 현역 시절 크리스탈 팰리스·찰튼 애슬레틱 등에서 미드필더로 뛰었지만, 감독으로 더 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파듀 감독은 레딩·웨스트햄·사우스햄튼·뉴캐슬·크리스탈 팰리스 등 EPL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으로 통한다. 
그런 파듀 감독이 반드시 지도하고 싶은 선수를 지명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바로 손흥민이다. 영국의 ‘Hitc’는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 발전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매우 일관된 선수다. 파듀 전 뉴캐슬 감독은 손흥민의 열렬한 팬이다. 그는 손흥민을 지도하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파듀 감독은 “쏘니는 최고의 골잡이다. 나는 축구 선수로서 쏘니를 사랑한다. 나는 쏘니를 너무 지도해보고 싶다. 당신은 쏘니와 같은 선수를 지도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나  쏘니는 매우 지도하기 편할 것이다. 물론 쏘니의 경기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 쏘니는 토트넘의 위대한 선수다. 내가 볼 때 쏘니는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역사 새로 쓰기는 다음으로 미루어졌다. 4월 13일 오후 8시 30분 열린 EPL 33라운드 뉴캐슬전에서 0대 4 대패를 당해서다.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후반 13분까지 58분간 뛰었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 선발로 나서 60분 이전에 교체돼 나간 건 처음이다. “손흥민이 선발 출전해 후반 15분 전 조기 교체된 것은 2021년 3월 아스널전 이후 무려 3년 1개월여 만의 일”(스포츠서울, 2024.4.15.)이기도 하다.
손흥민의 부진과 함께 이루어진 뉴캐슬전 대패에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토트넘 공격수 출신 레스 퍼디낸드가 일침을 가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무대의 중심에 선 선수다. 케인이 떠났지만, 손흥민은 올 시즌 더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손흥민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손흥민은 잘하고 있다. 믿고 기다리면 분명 결실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확신의 마음이 읽힌다. 
이어 퍼디낸드는 “토트넘 팬들은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뉴캐슬에 타격을 입었지만, 토트넘은 4위 안에 들 수 있다. 나는 낙관하고 있다. 힘든 몇 경기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토트넘은 어떤 팀도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토트넘이 지난해와 다른 점은 밤과 낮, 뛰고 또 뛰며 공격하고 공격한다는 점이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4월 28일부터 최종전까지 6경기 남아 있다. 손흥민은 과연 새 역사를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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