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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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3.05.1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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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은 '사라진 질환'이 아니다. 현재 진행형이다. 과거 1950~60년대에 한창 유행하다 정부 차원의 결핵예방 활동과 치료 사업 덕분에 결핵 환자가 빠른 속도로 줄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결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 75종의 법정 감염병 가운데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 꼽힐 정도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결핵 감염률은 1965년 64.2%에서 1990년 44.4%로 줄어 현재 30%대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3명 가량이 결핵 보균자라는 말이다. 인구 10만명 당 결핵 유병 수준을 따져보면 1965년 5100명에서 2011년 기준 149명으로 97%나 감소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아직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미국과 일본의 인구 10만명 당 결핵 발생률은 각각 3.9명, 20명으로 단위 자체다 다르다. 사망률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 당 사망률은 4.9명인데 반해 미국과 일본은 0.13명, 1.7명에 불과하다. 2011년 새로 발병한 결핵 환자도 3만9557명(사망자 2364명)으로 전년 대비 8.6%나 늘었다. 사라져가던 결핵이 여전히 요주의 대상이 된 건 고령화와, 과로, 무리한 다이어트, 영양 불균형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이 증가한 탓이다.
결핵은 결핵 환자가 기침을 할 때 공기 중으로 배출된 '결핵균'이 다른 사람들이 숨을 쉬는 동안 폐로 들어가 전염된다. 폐로 들어간 결핵균이 증식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결핵이라고 한다. 결핵은 주로 폐에서 발생(폐결핵)하지만 우리 몸 어디서나 나타나기도 한다.
결핵균이 폐로 들어왔다고 해서 모두 결핵에 걸리진 않는다. 대부분 자체 면역력에 의해 결핵균이 제거되거나 증식하지 못하도록 억제된다.
다만 일부는 결핵균이 면역 기전을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증식해 (활동성) 결핵이 발병한다. 후천 면역으로 억제됐던 결핵균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도 있다. 보통 결핵에 감염(양성 반응)되면 10% 정도만 평생에 걸쳐 한번 정도 결핵이 발생한다. 나머지 90%는 결핵균에 감염은 됐지만 발병하지 않은 '잠복 결핵 감염' 상태에 놓인다.
결핵에 걸리면 기침, 객담, 미열, 식은 땀, 체중 감소, 피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혹은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다른 호흡기질환과 증상이 비슷한 탓에 결핵에 걸려 기침을 해도 대부분 감기약을 먹고 만다.
만약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이 줄고 잘 때 식은 땀을 흘린다면 결핵을 의심하고 의사의 진료를 받아본다. 결핵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과 1차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결핵약은 최소한 6개월은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전문 의사들에 의하면 결핵약을 복용하다 조기 중단하면 기존 약에 내성이 발생해 치료에 실패할 위험이 높아진다. 1~2개월 복용 후 증상이 보전됐다고 해서 환자 임의대로 약을 중단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 역할도 중요하게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특성에 맞게 결핵 관련 전략을 짜고 병원과 협조하는 체계를 갖추게 될 것 같다. 환자들은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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