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과 함께 온 새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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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과 함께 온 새 봄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4.02.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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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겨울을 걱정하며 지구환경 변화를 걱정하던 때가 있었는데 최근 몇 년은 겨울이 겨울답게 춥지는 않았다. 올 겨울도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일이 예사였고 2월 한파도 만만치 않았으니 길어진 햇볕에도 봄은 아직 저 골목 모퉁이를 돌지 않았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지라 2월 중순이 넘어서자 동장군이 슬그머니 발을 빼기 시작하는 것도 같다.

인간이 이룩한 문명의 수준이 아무리 높다 해도 자연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우리는 조금 더 겸손해져야 하며,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자세가 가장 지혜로운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2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조금씩 날이 풀리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훈풍에 몸을 녹이지 못한 산천이다. 한파에 얼어붙은 싸늘한 들을 보니 문득 떠오르는 시 하나가 있다. 바로 이상화 시인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다. 물론 이 시에서 빼앗긴 들은 식민지배하의 조국이고 봄은 광복을 뜻하고 있으니 시에서 들과 봄이 갖는 무게감은 추운 날씨에 얼른 봄이 오길 바라는 투정에 비할 바가 아니다. 북풍한설이 몰아쳐도 결국 시절따라 춘풍화기가 도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므로 봄이 오길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되겠지만 식민지배의 차디찬 어둠에서 독립의 봄빛을 찾기란 보통의 의지와 신념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구국의 영웅들은 빼앗긴 나라를 찾으려는 험난한 길에 일신의 안위를 포기함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의 고난도 감수해야 했으며 인간으로서 가장 맞서기 힘든 죽음의 공포마저도 이겨내어야만 했다. 비록 이런 초인적인 결단과 의지를 갖지는 않았더라도 당시 이 땅에 사는 동포들 대부분이 비슷한 고초를 겪었었다.

이제 곧 3월이다. 새 봄을 맞아 본격적으로 꽃이 피기 시작하고, 새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는 실질적인 신년이나 다름없는 3월이다. 그리고 새로운 3월의 첫날은 늘 붉은 3·1절이다. 설레는 희망 가득한 가슴으로 봄을 봄답게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봄을 만끽할 자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95년 전 3월 1일 조국의 광복에 대한 열망이 폭발했을 때에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씨앗이 뿌려졌다. 3·1절을 맞아 거리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면서 방방곳곳에서 대한독립을 외쳤던 선조들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가져보는 것도 새봄을 맞는 예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선조들의 힘찬 3.1절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시는 빼앗기지 말자. 우리대한민국의 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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