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甲)’이 사라지는 세상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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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甲)’이 사라지는 세상은 언제일까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4.12.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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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땅콩 회항’ 대한항공 사태로 전국이 시끄럽다. 대다수 사람들은 대한항공 조 부사장의 속칭 ‘갑질’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듯하다. 돌아보니 올해는 갑으로서의 품격을 지키지 못해 언론을 장식했던 사건들이 유독 많았다.‘갑질’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근본 원인은 권력자들의 과시욕 또는 개인 역량과 조직의 힘을 혼동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너무 잘난 사람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약자를 하인 부리듯 대하고, 손윗사람에게 반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경우는 통제수단이 없는 경우다. 선거 외에는 통제할 방법이 없는 국회의원님들, 내부적 통제 외에는 견제수단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한 판사와 검사, 기업 내에서는 신적인 존재라 할 수 있는 재벌과 그 가족들. 우리가 그들의 잘못된 행태를 ‘슈퍼갑’이라고 부르며 조롱하는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한항공 사무장이나 승무원은 심각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있다고 한다. 당시 사무장이 받았을 인간적 모멸감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마음 속 깊은 곳에 원한의 마음을 품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사랑하는 가족이 떠올랐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앞날에 대한 걱정도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갑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내 앞의 그들이 언제나 약자인 채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을들의 반란으로 인해 역사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한 번의 실수로 인해 대한항공 전체가 큰 위기에 있다. 잘못된 조 부사장의 처신과 연이은 거짓 변명으로 인해 대한항공의 위기가 더 커진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금도 늦지는 않다. 대한항공은 증거를 인멸하고 증인을 회유하기에 앞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사과를 하길 바란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말이 있다. 우리도 그와 같은 좋은 의미로 ‘갑(甲)’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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