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2군과 K-리그 올스타의 상처 뿐인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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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2군과 K-리그 올스타의 상처 뿐인 맞대결
  • 투데이안
  • 승인 2010.08.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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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와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유명한 선수들이 모두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

FC바르셀로나와 K-리그 올스타팀의 경기가 확정된 지난 5월 호안 올리베르 바르셀로나 사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당시 올리베르 사장은 한국과 스페인의 수교 60주년을 강조하면서 최정예 멤버로 방한할 것을 거듭 약속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방한 직전 "2010남아공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선수들이 휴가를 떠나 함께 방한하지 않는다"고 밝혀 이미 김빠진 대결이 예고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 축구팬들의 기대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물론 리오넬 메시(23) 덕분이다. 수비수 1~2명을 손쉽게 제쳐내는 화려한 드리블과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슈팅을 구사하는 메시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경기를 하루 앞둔 3일 메시의 불참 사실이 전해지면서 기대는 순식간에 실망으로 바뀌었다.

이 날 오후 공개훈련에 앞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바르셀로나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39)은 "내일 경기에 메시를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8명의 스페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빠진 것도 모자라 메시마저 불참이 결정된 것이다.

그는 한술 더 떠 "유소년 선수들과 함께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른 스타급 선수들의 결장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가뜩이나 저조한 예매율로 곤혹스러운 마당에 메시까지 나설 수 없게 되자 주최사인 스포츠앤스토리측은 입장이 난감해졌다.

과르디올라 감독 최종 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기자회견을 자처한 스포츠앤스토리 측은 "감독의 개인적인 발언이길 바란다. 계약서에 분명히 메시가 30분 이상 뛴다는 조항이 들어있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계약서 내용과 추진 과정을 차치하더라도 스포츠앤스토리측은 홍보 내용과는 정반대인 결과에 따른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스포츠앤스토리측은 지난 7월 스페인 선수들의 불참 소식이 현지 언론으로부터 흘러나올 때 "스페인 언론의 추측 기사를 한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다. 부상이나 극도의 피로로 인해 선수 중 1~2명이 못 올 수도 있지만 월드컵 우승의 주역들은 대부분 방한한다는 것을 K-리그를 사랑하는 국내 축구 팬들에게 꼭 약속한다"고 말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당장 바르셀로나 임원들과 협의하겠다. 적어도 메시가 전반전 이상 한국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앤스토리측은 바르셀로나 임원단이 있는 호텔로 달려가 메시 출전을 두고 협상을 시작했지만 감독의 의지가 워낙 굳건해 성사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바르셀로나 측이 한국 축구를 우습게 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선수 보호 차원에서의 결장은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애초 명분이 퇴색될 정도로 변한 선수 구성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현재까지 과정만 놓고 볼 때 이번 올스타전이 반쪽짜리 경기로 치러진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리그 일정까지 취소하고 경기를 성사시킨 한국프로축구연맹과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중요한 시기에 한데 뭉친 K-리그 올스타팀 선수들, 여기에 바르셀로나의 방한을 손꼽아 기다렸던 팬들은 잊을 수 없는 추억 거리 대신 크나큰 상처만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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