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세균 "박근혜, 구호만 있고 콘텐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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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세균 "박근혜, 구호만 있고 콘텐츠 없어"
  • 투데이안
  • 승인 2011.03.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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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은 20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내놓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에 대해 "구호만 있고 콘텐츠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가 2007년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내세웠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 공약과 같은 질 나쁜 경제 기조하에서 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득표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표가 말하는 줄푸세 공약은 복지와는 완전히 다른 부분"이라며 "지금도 줄푸세를 강조하는지 아니면 줄푸세를 폐기하고 복지 국가에 맞는 경제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정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박 전 대표의 복지안에 대해 "출발점이 틀렸다고 본다"며 공개토론을 제안했었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민들은 대선 후보로 아무나 안 찍는다"며 "대선이 2여년 앞둔 시점에서 (여론조사는) 인기투표지 지지도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최근 일본 동북부(도호쿠)지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0의 강진과 쓰나미로 일본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일본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

"일본 국민들이 보여주는 질서의식은 국제적인 귀감이 된다. 일본 국민들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인 한국 국민들을 비롯해서 세계인들이 관심을 갖고 걱정해 주고 있으니 외롭게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또 힘을 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일본을 재건하라는 격려와 위로의 말을 하고 싶다."

- 3월 임시국회가 끝나고 여야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4·27 재보궐 선거 국면에 들어갔다. 이번 4·27 재보선 결과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원래 선거라는 것은 정당과 인물, 정책으로 결정된다. 지금 이명박 정권의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 그래서 민주당 후보나 야권 후보들이 정당 측면에선 유리하다고 본다. 인물의 경우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자들을 보니 거물은 거물인데 흠이 있다.

우리가 물건을 고를 때도 흠이 없는 것을 고른다. 마지막으로 정책의 경우 한나라당이 내놓는 정책이라는 것이 우리 쪽의 복지 등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열심히 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당사자로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선거기획단 등에 조언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번 4·27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야권이) 연대를 해야 한다. 야당은 조금 더 부지런해야 한다. 결국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가 승패와 직결된다고 본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을 보니 야권 연대의 범위가 좁아진 것 같아 아쉬운 측면이 있다. 야당은 욕심을 부리지 말고 대의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민주당 뿐 아니라 다른 정당들에게도 이러한 요구를 하고 싶다. 과도한 욕심을 부려서 연대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보다는 서로가 호혜적으로 해서 모두가 '윈윈'하는 노력을 하는 게 옳다."

- 민주당이 오는 4.27 재보선에서 후보난을 겪고 있는 분당을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를 결심하면서 이에 대한 대항마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차출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입장은 무엇인가.

"손 대표가 결단해야 할 사안이다. 등을 떠밀어서 (후보로) 내보내는 것은 적절치 않고 본인이 결정한 문제다. 전체적인 선거의 판세나 상황 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손 대표 자신이다. 본인이 결단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문제는 본인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

- 이번 4·27 재보선에서의 '야권연대'는 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 연대와 통합의 발판이 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야권연대를 위해 극복해야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간 선거에서 야권 연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때마다 소모적이고 경우에 따라서 서로 밀고 당기는 협상을 해야 했다. 그것을 없애버리는 방법이 있다. (야권 정당들이) 통합하면 모든 게 원샷에 해결된다. 통합이 최선, 연대가 차선이다. 분열은 최악이다. 민주·진보·개혁진영이 하나의 당으로 합치는 게 최선이다. 그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 민주당이 내놓은 '무상복지'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당내외에서 '증세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정 최고위원이 내놓은 '공동체적 복지' 안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현재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가 됐지만 복지 양극화는 심화되는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가 복지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공동체적 복지의 지론이다.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사회권적 기본권이라는 것이다.

복지의 출발점은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을 통해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기초노령연금의 내실화 및 민주당이 내놓은 '3+1 정책'(무상급식·보육·의료+반값등록금)에 주택·일자리 복지를 더한 '5+1 정책'이 나의 주장이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내놓은 '맞춤형 복지'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맞춤형 복지'에 대한 견해는 무엇인가.

"박 전 대표는 아직 강론이 없다. 총론만 있다. 복지와 경제는 따로 생각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을 내놓는데 복지와는 조화가 되지 않는다. 박 전 대표의 (2007년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내세웠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 공약은 복지와는 완전히 다른 부분이다.

박 전 대표는 지금도 줄푸세를 강조하는지 아니면 줄푸세를 폐기하고 복지 국가에 맞는 경제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정리를 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박 전 대표의 복지정책은) 구호만 있지 콘텐츠가 없다. 줄푸세 공약과 같은 질 나쁜 경제 기조하에서 복지를 주장하는 것은 득표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서의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현재는 지지율이라고 보지 않고 단순한 인기라고 본다. 국민들은 대선 후보로 아무나 찍지 않는다. 대선이 2여년 앞둔 시점에서 (여론조사는) 인지도와 호감도를 합한 인기 투표다."

-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6인 소위원회가 최근 사법개혁방안을 발표한 뒤 검찰과 법원, 일부 의원 등 의 반발이 거세다. 사개특위 6인소위가 합의한 ▲대검 중수부 폐지 ▲특별수사청 신설 ▲대법관 증원 등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6인 소위의 합의안은) 최소한이다. 우리나라 검찰이 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 한명숙 전 총리를 표적 수사하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끌어들여 이광재 전 강원지사 및 서갑원 전 의원을 쫓아낸 것이 지금의 검찰이다. 검찰권이 불편부당하다. 6인 소위의 합의안을 최소한으로 검찰을 개혁해야한다."

- 최근 '초과 이익 공유제'를 반박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겨냥, "삼성은 손해공유제를 실천하라"고 쓴소리를 해 화제가 됐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안한 '초과 이익 공유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부·여당은 한 배를 타고 있다. 정책 하나를 발표하려면 당·정협의를 통해 단일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건희 회장은 별도라고 치고 정운찬 위원장의 얘기가 다르고 지식경제부 장관 얘기가 다르고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얘기가 다르다. 나는 동반성장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산업자원부 장관 시절 동반성장을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그렇지만 초과 이익 공유제는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 등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동반성장이라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초과 이익 공유라는 방법보다는 공정 거래가 확립되는 게 우선이다. 이익을 나눠주는 것 까지는 생각하지 않더라도 재벌이나 대기업에 의해 중소기업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해주 는 것이 우선이다. 이익 배당하듯이 나눠주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발상이다."

- 최근 김근태·한명숙 당 상임고문과 문희상 의원 등 3명이 공동대표를 맡은 진보개혁 모임이 출범했다. 이 모임의 출범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진보개혁 모임에서 당의 정책을 중도진보로 정했다. 내가 '뉴민주당 플랜'을 만들 때 역시 당의 노선을 중도진보로 정했다. 진보개혁 모임이 당의 중도진보 노선을 확실하게 하는 정책도 지원하고 다른 진보정당들의 연대를 위해서 기여하는 등 당의 승리 및 정권 교체를 위해 기여해 주기를 기원한다."

- 싱크 탱크인 '통합과 연대, 실천으로 여는 국민시대'(국민시대) 준비위원회가 출범됐다. 출범식에서 '모범생 탈피 선언'을 했다. 지금까지 유지해 오던 모범생 이미지를 탈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모범생 탈피 선언' 이후 한달이 지났는데 이미지 변신에 대해 자평을를 한다면.

"나 스스로를 겸연쩍지만 '저펑가 우량주'라고 평가한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정세균의 정치가 어떤 것인지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 싱크탱크 출범이 본격적인 대권 행보라는 말도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승리를 위한 견인차가 되고 싶다. 싱크탱크에서 좋은 정책을 만들고 당론을 이끌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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