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유통 첫날…교차하는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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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유통 첫날…교차하는 기대와 우려
  • 투데이안
  • 승인 2009.06.2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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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5만원권 지폐가 시중에 첫 선을 보였지만 시민들에게는 아직 생소하기만 하다.

이날 갤러리아 콩코스 백화점과 롯데마트 서울역점, 남대문시장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계산대에는 여전히 1만원권과 5000원권이 등장했다. 지갑에서 5만원권을 꺼내드는 손님들은 찾기 힘들었다.

5만원권을 아직 만져보지는 못했지만 대부분의 상인들과 시민들은 지갑이 한결 더 가벼워질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신순영씨(72·여)는 "1만원 짜리 들고 다니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편리하지 않겠나"라며 "은행에 가서 (5만원권으로) 바꿔서 써보고 싶다"고 새로운 지폐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10만원 수표와 1만원권 십수 장으로 물건 값을 지불한 조기영씨(42·남) 역시 "지갑이 가벼워지겠다"며 "오히려 10만원 짜리 지폐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점에서 옷장사를 하는 서정신씨(52·여)는 "아무래도 5만원대 옷을 팔다보니 계산하기 편리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복매장을 운영하는 박성권씨(42·남)도 "현금을 가지고 다니기도 좋고 거스름돈 내주기도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히려 5000원권이나 1만원권에 익숙한 시민들에게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김옥삼씨(26·여)는 "단위개념이 달라지는 것 아닌가. (계산할 때) 실수를 많이 할 것 같다"며 "더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계산대에서 일하는 김옥희씨(50·여)도 "잔돈을 더 많이 준비해야 될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선 더 불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태진씨(25·남)는 "편리하긴 하겠지만 10만원 짜리 수표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예전엔 사과상자에 1만원권을 가득 채우던데 이제 5만원권으로 채워야 하니 부정비리 규모도 더 커지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신권을 구하려는 시민들로 일반 은행들은 오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신한은행 광화문 지점에는 은행개장과 함께 100여명의 고객들이 몰려 구권을 5만원권으로 바꿔갔다. 은행 관계자는 "1억원 정도 5만원권을 준비해 놓았는데, 점심시간 무렵에 모두 동이 났다"고 말했다.

어렵게 5만원권 10장을 손에 쥔 유정희씨(26·여)는 "아무래도 단위가 높다보니 가지고 다니기가 조심스럽다"며 밝게 웃었다.

국민은행 신촌점에도 이날 100여명의 고객들이 찾아 신권을 찾았다. 은행 관계자는 "오전부터 단골고객들 위주로 찾아오서서 5만원권을 바꿔갔다"면서도 "예전에 1만원, 5000원권 신권이 나올 때보다는 관심이 조금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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