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 신재효 탄생 20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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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신재효 탄생 20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 개최
  • 한병훈 기자
  • 승인 2012.11.1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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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돕는 시혜자에서 판소리 교육 지도자로 거듭나

고창군이 주최하고 판소리학회가 주관하는 “신재효 탄생 200주년 기념 학술발표회”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고창군립도서관 1층 문화강좌실에서 개최됐다.

제8회를 맞이한 이번 발표회는 판소리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김종철 교수의 개회로 논문 8편이 이틀에 걸쳐 발표됐다.

정병헌(숙명여대)교수의 기조발제로 ?신재효 연구의 회고? 발표를 시작으로, 김종철(서울대) 교수 ?신재효 연구사의 비판적 검토?, 최동현(군산대) 교수 ?풍류가로서 신재효의 면모와 판소리 활동?, 고창군판소리박물관 이영일 학예사 ?동리 신재효 가전(家傳)을 통해 본 동리의 문화적 면모와 판소리?, 김수미(서울대) 교수 ?한류 시대에 본 신재효 판소리 교육의 선구성? 등 매우 의미 있는 논문들이 소개됐다.

판소리 후원자, 지도자, 사설 집성자로서 기억되고 있는 동리 신재효 선생은 평생에 걸쳐서 널리 베푸는 사람이었고, 그 베푸는 정신이 예술적 후원에까지 이르러 역사적인 업적으로 남았다.

동리 신재효 선생은 처음에는 자신의 물질적 재산을 베푸는 시혜자였다. 물질적 시혜자로서 모습은 그의 송덕비에 잘 나타나 있는데, 박시지인(博施之仁)이라는 평가가 그것으로 널리 베푸는 이웃 사랑의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동리 신재효 선생의 박시지인 정신은 부모에 대한 사랑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동리 선생은 어려서부터 후덕하고 부모를 지극한 효성으로 섬겨 이름이 재효(在孝)라 지어졌고, 부친이 앓아눕자 밤에 의관도 풀지 않고 약과 죽을 끓여 드리고 친히 성을 다하여 치료에 열중하여 인분을 맛보고 손가락을 잘라 부친의 수명을 3개월 연장할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다고 한다.
신재효 선생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 대해 보은정신으로 지극한 효(孝)를 실행했고, 이웃과 일가친척을 사랑하는 인(仁)과 아낌없이 도와주는 덕(德)을 베풀었으며, 경복궁 낙성 시 노래를 지어 바치고 재물을 기부함으로서 나라를 돕는 충(忠)을 실천했다.
그러나 그 자신은 스스로 명상하고 수련하며 검약한 생활로 군자의 도를 지켰다. 이와 같이 사람을 사랑하여 널리 베푸는 신재효의 모습은 우리가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선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또한, 그는 일시적이고 맹목적인 시혜는 베풀지 않았다. 물건을 가지고와서 쇠와 곡식을 요구하는 사람(有以産物來要鐵穀者)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개봉하려하자, 선생은 그것을 제지하고 말하기를 “저 사람을 보니 무척이나 급박한 처지에 온 것 같은데 저 물건을 개봉하여 보잘 것 없어 이에 응하지 않으면 구빈(救貧)의 덕에 손상을 입히는 것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듣던 사람들이 모두 살아있는 부처라고 입을 모았다.

신재효는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만든 물건을 가져오게 하는 등 최소한의 자구노력이 따르도록 했다. 궁핍하고 절박한 상황에 빠진 사람들이 자신의 힘으로 일어나기를 바랐던 것이다. 신재효 선생의 시혜는 근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복지였다.

이러한 물질적 시혜자의 모습은 예술적 후원으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직접 몸을 투신하여 작가이자, 예술교육의 지도자로 나아가는데 이르렀다.
선생은 동리정사에서 사설 판소리공동체를 만들어 누구나 소리를 배울 수 있도록 문화적 혜택을 베풀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높은 수준의 시혜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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