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사기위해 가게를 들르는 사람은 없고 팔려는 사람들만 업소를 찾는 등 중고제품 자체가 팔리지 않고 그대로 쌓여있어 ‘죽을 맛’ 입니다.”
전주시 진북동 중고전문 S상점에는 ‘손님’은 없고 ‘주인’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업소 주인들은 손님을 맞기보다는 폐업하는 곳에서 들여온 제품을 걸레로 직접 닦거나 멍하니 앉아있기가 하루 일과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생활용품을 내다파는 서민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취급하는 중고판매상들은 급격한 매출하락에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물건을 구입하기 보다는 경기불황으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서민들이 평소 사용하던 가전제품 등을 내다파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를 구입하는 중고매매상들도 “수입은 없고 지출만 이어지자 최근에는 중고매입도 힘든 실정이다”고 하소연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최근 중고제품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서민들이 많아지고 있는것과 관련, 중고제품을 내다파는 서민들 역시 제품 판매가 용이하지 않은데다 처분한다 해도 손에 쥐어지는 것은 고작 몇 만원선.
중고제품 가격은 자동차 연식처럼 천차만별이지만 29인치 TV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하더라도 상급은 10만원을 넘겼지만 올해들어서는 30%가량 떨어진 7~8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비단 가전제품 뿐만 아니라 평소사용하던 생활 필수품과 소모품 역시 마찬가지.
중고판매상 관계자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위주의 중고 거래가 간간히 이어져 매입과 매매가 수시로 이뤄졌지만 이곳 역시 장기간의 불황으로 인해 매매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매입조차 거절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중고판매상 관계자들은 이어 “가계 형편이 나빠지면서 생활이 어려운 계층을 중심으로 돈이 되는 것들을 내다파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그나마 거래되고 있는 몇몇 제품을 빼고는 매입자체를 자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윤복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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