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성 농업인 100명 중 23명이 농약에 중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100명 중 10명은 우울증까지 앓고 있어 농약 노출에 의한 농민 피해 예방에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농약살포 작업자 장기노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3년간 우리나라 남성 농업인 1,958명 중 농약중독 증상을 호소한 농업인이 23%인 449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전체 150만 남성 농업인 중 34만5000여 명이 농약중독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업인의 농약중독은 살충제와 제초제의 주 성분인 카탑하이드로클로라이드와 패러콰트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농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는 물론 어지러움과 불안감, 호흡곤란, 전신마비 등 치명적인 증상까지도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조사대상 중 197명(10%)은 우울증상까지 보였으며 농약중독이 심할수록, 중독으로 인한 입원치료와 농약중독 경험횟수가 많을수록 자살의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간 한 해 평균 농어업인 자살 건수는 445명에 이른다.
이번 연구에서 농약 노출과 자살생각의 위험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수동식 등짐형 분무기를 사용해 농약을 살포할 경우 그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고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자살생각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농약 살포 시 농민들의 보호구 착용률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촌진흥청은 2010년부터 3년 간 농업인 3,500명을 대상으로 농약 살포 시 보호구 착용률을 조사한 결과 ‘방제복을 착용하지 않는다’는 농업인의 비율이 2010년 33%, 2011년 36%, 2012년 28%로 나타났다. 더욱이 보안경 미착용자는 77%, 마스크 미착용자는 53%에 이르고 있어 농작업 안전관리에 더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