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원가 공개한다고 치킨값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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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원가 공개한다고 치킨값 내릴까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7.09.1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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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에서 생닭 비중 낮아..부자재.인건비 등 영향 더 커

치킨프랜차이즈나 업체나 대형마트에 납품되는 닭고기(생닭) 원가 공시가 시작된 가운데 실효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전날 거래된 닭고기 가격을 다음 날 오후 2시에 확인할 수 있는 닭고기 가격 공시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프라이드치킨에서 원자재인 생닭 가격 비중을 감안하면 원자재 가격을 공개하더라도 부자재 가격이나 점포임대료 등 가격변수가 많은 만큼 별 의미가 없다는 게 이유다.
특히 치킨 가격의 인상은 생계 시대의 등락과는 영향도가 미미하며, 치킨 프랜차이즈 간의 과잉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지출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홈페이지에 공시되는 가격은 하림, 마니커, 목우촌 등 육가공업체들이 농가에서 살아 있는 닭을 사들이는 평균가격(위탁생계가격)과 도축장에서 가공한 뒤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등에 납품할 때 받는 평균가격(도매가격) 등이다.
그동안 육계협회에서 생닭 한 마리의 가격은 공개해 왔지만 도축된 닭의 판매가격까지 공시한 것은 처음이다.
주요 치킨프랜차이즈 업계의 기본메뉴인 프라이드치킨은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 정도이다.
이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납품되는 도계(가공된 닭) 가격에 물류비, 가공비와 재료비, 배달비, 인건비 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치킨프랜차이즈 업계나 가맹점에서는 닭고기 가격 공시제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생닭은 변동성이 커 가격을 공개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생닭값 공개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면 우리도 오해를 풀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생닭값보다 치킨값 인상에 있어서 더 문제가 되는 건 인건비.임대료 등 부차적인 부분"이라며 "요즘엔 배달앱 결제수수료만 마리당 11%가 나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치킨 한 마리가 1만6000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도계의 납품가격 비중은 16% 정도다. 한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는 "유통마진 공개 등 정부가 시장 자율성에 많이 개입한다는 생각이 들어 시장가격 형성 원리가 우려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자영업자들 역시 생닭값 공개가 가격안정에 별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치킨은 집에서 튀기기 힘들기 때문에 고객들은 서비스나 수고로움 등을 감안해서 비용을 내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생닭값을 공개한다고 나머지 기름, 파우더 등 다른 재료의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격 책정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도 "임대료, 배달 앱 등이 더 문제"라며 "생닭값은 별로 생각해본 적 없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닭값 공개에 대해 가격공시는 닭고기 값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번 닭고기 가격공시를 시작으로 의무 가격공시제, 축산물가격 의무신고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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