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원 들인 '2010 MAMA'의 빛과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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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원 들인 '2010 MAMA'의 빛과 그늘
  • 투데이안
  • 승인 2010.11.3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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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해외에서 펼쳐진 케이블 음악채널 M넷의 연말 가요시상식 2010 ‘M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net Asian Music Awards·MAMA)’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약 40억원을 들여 비욘세와 레이디 가가 등이 공연했던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 코타이 아레나에서 공연한 만큼 볼거리가 풍성했다. 또 한국뿐만 아니라 평소 볼 수 없었던 해외 뮤지션의 공연을 볼 수 있었던 점도 색달랐다.

하지만, 매년 지적됐던 공정성 문제 역시 이번에도 불거졌다. 일부 대형매니지먼트사 위주로 나눠먹기식의 관행을 되풀이했다는 얘기다. 또 쇼에 치중한 나머지 시상식 본연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M넷 박광원 대표의 발언을 중심으로 해외 첫 MAMA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봤다.

◇ “아시아 간 음악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박 대표는 이번 MAMA에 대한 최대 성과로 아시아를 아우를 수 있는 시상식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을 꼽는다.

박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는 단일 언어권이라 그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 있다”며 “하지만, 아시아에는 지금껏 그런 시상식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 내 언어 장벽이 더욱 공고해지기 전에 이 전역을 아우를 수 있는 시상식을 빨리 개최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MAMA의 체계가 아직 잡히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한 해명이다. “MAMA가 아시아를 아우를 수 있는 시상식의 분기점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이날 시상식에서는 그룹 ‘2NE1’ ‘2PM’ ‘미스에이’ 등 한국 인기가수뿐만 아니라 일본 듀오 ‘케미스트리’ 일본 테크노 팝그룹 ‘퍼퓸’ 중국의 솔로 가수 장지에(張杰), 중국의 걸그룹 ‘아이미’ 등이 공연했다.

비경쟁부문이었지만 이들에게는 ‘베스트 아시아 아티스트 남자그룹상’(케미스트리) ‘베스트 아시아 팝 아티스트상’(퍼퓸) ‘베스트 아시아 아티스트상’(장지에) ‘아시아 뉴 아티스트상’(아이미) 등이 각각 수여됐다.

특히, 이 자리에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재미동포 2명이 주축의 미국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를 초대한 것은 영리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이날 파이스트무브먼트파이스트는 ‘베스트 인터내셔널 아티스트/프로듀서상’을 받고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신곡 ‘라이크 어 G6(Like A G6)’를 들려줬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일렉트로닉 등이 결합된 독특한 힙합인 만큼 색달랐다.

박 대표는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해외 뮤지션 모두가 만족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파이스트무브먼트와 타이거JK가 힙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아직 힙합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중국 시장에 이를 소개하는 것 자체가 이번 시상식이 아니면 불가능했다”며 “중국가수 장지에와 한국가수 거미가 듀엣한 ‘월량대표아적심’은 중국 내에서 디지털 싱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와 해외, 해외와 해외 뮤지션 간 교류의 장을 만들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실제 장지에는 “한국 가수들의 뛰어난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자극이 됐고 많이 배웠다”며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시상 자체보다는 쇼에 치중…수상자 명단은 공정했나?

이번 MAMA는 본 행사에서 아무런 공지도 없이 ‘여자가수상’ ‘신인상 남자 ’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그룹’ ‘베스트 콜라보레이션’ 등의 수상자를 발표하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냈다.

박 대표는 “수상자가 무대에 등장하지 않으면 보기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아 아예 해당 시상식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실제 해당 수상자인 보아와 그룹 ‘씨엔블루’ ‘2AM’ 등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보아가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와 M넷과는 불편한 관계에 있다. 보아 외에 그룹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한류스타를 대거 보유한 SM은 지난해부터 공성정 등의 이유를 들어 MAMA에 불참하고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소녀시대가 여자그룹상 부문, 슈퍼주니어가 남자그룹상 부문, 샤이니가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그룹 부문 등에 후보로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대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주요상을 골고루 나눠가졌다. YG의 2NE1은 ‘올해의 가수(Artist of the Year)’와 ‘올해의 앨범상(Album of the Year)’ 등 4관왕, 그룹 ‘빅뱅’ 멤버 겸 솔로가수 태양은 남자가수상을 각각 차지했다. JYP의 그룹 ‘미스에이’와 ‘2PM’은 둘다 3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상을 몰아줬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이 후보 자격으로 영상에 등장할 때마다 관람객 1만명이 모인 현장에서는 여타 가수들보다 더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또 엄연히 시상식임에도 너무 쇼에 치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룹 ‘빅뱅’ 멤버 지(G)드래곤과 탑, 그룹 ‘원더걸스’ 등 새앨범 준비로 활동을 쉬고 있는 톱 가수들의 특별무대는 화려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시상식에 해당사항이 없는 가수들이다. 지드래곤과 탑이 이 무대를 통해 12월15일에 듀엣 싱글을 발표한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M넷과 YG의 관계에 대한 오해만 증폭시킬 뿐이다.

게다가 지드래곤과 탑, 아울러 태양까지 포함해 이들은 서로에게 권총을 겨누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연평도 피폭으로 국내외 정세가 뒤숭숭한 가운데 MAMA를 그대로 치르느냐 마느냐의 이야기까지 나돌았던 상황이다. 너무 예정됐던 쇼에만 집중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쉬는 시간 내내 대형 스크린에서는 원더걸스가 12월 중화권에서 콘서트를 펼친다는 광고가 히트곡 ‘노바디’와 함께 쉴 새 없이 나왔다.

이와 함께 아시안 뮤직 어워드를 표방하면서 해외 가수 수상자 명단은 일본과 중국 위주로만 꾸렸다는 점도 아쉽다. 시상식 뒤에 치러진 기자회견이 가수들과의 스케줄 조정 실패로 너무 급박하게 진행된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주인공이었건 2NE1은 개인 스케줄을 이유로 당초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음에도 이를 취소해 비난을 자초했다.

박 대표는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이번에 얻은 성과를 기반으로 MAMA를 아시아의 대표 시상식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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